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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캐피탈의 이름으로 참가하는 마지막 경기에요. 후회는 남기지 말아야죠."
분위기 메이커인 신영석이 나섰다. 5월부터 열렸던 월드리그에 참여해서 힘들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언제나 파이팅을 외쳤다. 공격이 성공하면 평소보다 더 '오버'했다.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침체된 팀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쇼맨십이 필요했다. 인수를 나서는 기업 관계자가 경기장을 찾을지도 몰랐다. 관중들의 호응을 끌어내야했다. 기업 홍보에 이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연간 30억~40억원이면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투자 대비 홍보 효과 등은 높다. 전도유망한 스타급 선수들을 활용한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신영석도 그중 한명이다. 국가대표 센터인 신영석은 실력도 좋고 인기도 높다. 안준찬(25) 송병일(28) 김정환(23)등이 버티고 있다.
결승전은 정말 마지막이었다. 이기든 지든 이후에는 더 이상 우리캐피탈은 없다. 최악의 경우 해체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신영석 정도면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헤어져야만 했다.
역부족이었다. 상대 대한항공은 강했다. 1세트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25-27로 졌다. 이후 힘을 잃었다. 신영석이 파이팅을 넣었지만 소용없었다. 우리캐피탈은 자신의 역사상 마지막 경기에서 0대3(25-27, 13-25, 14-25)으로 졌다.
신영석이 바라던 좋은 소식도 없었다. 아직 우리캐피탈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오지 않았다. KOVO관계자는 "계속 접촉 중이다"고 밝혔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