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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를 보세요. 비장애인과 똑같은 삶이 펼쳐집니다."
2024년 파리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를 획득하며 당초 목표(금메달 5개)를 초과달성했다. 코로나19 때문에 3년 전에 열렸던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은 10, 동 12)에 그쳤던 아쉬움을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었다.
메달을 따든 못 따든 관계없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역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에게 전하는 간절한 메시지, 바로 '세상 밖으로 나와 운동하자'였다. 운동을 통해 사회로 나오면 자신감도 생기고 새로운 인생의 길도 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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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파리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그러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각자의 경험담에서 나온 진심어린 조언이다.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사격 대표 조정두가 좋은 본보기다. 조정두는 군 복무 중이던 2007년 뇌척수막염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척수장애가 남았다. 그 좌절감 때문에 이후 7~8년 동안 집안에서 슈팅 게임만 하며 은둔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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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2관왕 박진호 역시 "나도 처음에는 방황의 시간이 있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사회생활이 다시 시작됐다"면서 "요즘은 여건이 좋아졌다. 열심히만 한다면 다시 사회로 복귀할 기회가 많다. 무엇보다 몸을 위해서 집에서 나와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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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센 강을 헤엄쳐 나오며 결국 목표였던 트라이애슬론 완주에 성공한 김황태는 "나는 심한 중증 장애인이다. 그럼에도 패럴림픽에서 철인 3종이라는 극한의 종목을 완주했다. 그러니 나를 보시고, (집에만 있는) 다른 장애인분들도 제발 밖으로 나와 활동하길 바란다"고 진심을 담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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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 회장은 "그렇게 금메달도 따고, 직장에도 다니며 결혼까지 해서 가장이 됐다"면서 "밖으로 나와 운동을 시작하면 비장애인과 똑같은 삶을 살게 된다. 선수들이나 나나 바로 그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장애인들이 밖에서 운동할 수 있는 저변을 더 많이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