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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가문의 영광이다. 카누 경기에 나갈 때보다 더 떨린다."
파리패럴림픽 개회식은 29일(한국시각)패럴림픽의 상징인 '아지토스'가 걸린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이날 개회식에서 최용범이 한국 선수단을 이끌고 보무당당하게 입장한다. 최용범이 곧 한국 장애인선수단의 얼굴이다. 영예로운 자리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감은 '파라 카누'를 배운 지 불과 10개월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기적을 만든 최용범마저도 긴장하게 만들었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파리패럴림픽 선수촌에서 만난 최용범은 "기수로 선정됐다고 들었을 때 많이 기뻤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경기는 많이 해봤어도 기수는 처음으로 해보는 것이라 더 떨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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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처럼 최용범은 장애로 인해 올림픽 출전의 목표를 접어야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마침내 '태극마크'의 꿈을 이룬 선수다. 그의 패럴림픽 도전기는 다른 장애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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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용범은 다시 노를 잡았다. 실의에 빠져 있던 최용범에게 부여중 시절 은사였던 주종관 코치가 찾아왔다. 최용범에게 '파라 카누'를 소개하며 다시 운동을 권유했다. 최용범은 그런 주 코치를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부른다. 최용범은 "다친 뒤 막막하던 순간에 먼저 찾아와주셔서 파라 카누라는 종목이 있다는 걸 알려주시며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를 잃은 상태에서 다시 배에 오르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비장애인 중학생 선수들과 연습경기에서 완패하기도 했다.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승부욕이 강하게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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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더 이상 최용범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 결과 파라 카누를 새로 시작한 지 불과 10개월 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최용범은 ""2년 전에 큰 사고를 당하고, 1년 동안 재활 치료를 받던 내가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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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범은 29일 개회식 때 패럴림픽 선수단의 단복을 후원한 스파오가 제작한 기수복 네이비 재킷, 태조 이성계의 곤룡포에 새겨진 오조룡을 오마주한 금박 자수, 그리고 조선 시대 문무 고위 관리들이 외교사절이나 왕의 행차 시 착용했던 주립(붉은 갓)을 착용하고 등장할 예정이다. 한국의 역사적 권위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동시에 표현한 복장이다.
최용범은 "그동안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했기 때문에 내가 준비한 것에만 집중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목표는 모두 마찬가지이겠지만, 금메달"이라고 했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