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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에 나섰던 우상혁은 2m26에 머물며 예선 탈락했다. 당시에도 기준 높이가 2m29였다. 직전 도쿄 대회에서 새 역사를 썼다. 2m28를 뛰며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트랙&필드 선수로는 25년만에 올림픽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결선에서 2m3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한국 트랙&필드 역사상 최고 순위인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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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입장한 우상혁은 1번 주자로 나섰다. 첫 시도라는 부담감에도 우상혁은 2m17을 가볍게 넘었다. 바르심과 탬베리는 2m17을 건너 뛰었다. 2번째 2m22. 우상혁은 한번에 뛰어넘었다. 여유롭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우상혁은 누워 휴식을 취했다. 바르심, 셸비 매큐언(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 등 우승후보들이 무난히 이 높이를 넘은 가운데 탬베리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다. 세번째 시도 끝에 가까스로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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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진검승부였다. 우상혁이 가장 먼저 2m31에 도전했다. 아쉽게 1차 시기는 실패였다. 2차 시기 역시 넘지 못했다. 바르심과 매큐언, 로이치 아카마츠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도 이 높이에서 고전했다. 운명의 마지막 시기, 우상혁은 끝내 실패했다. 그래도 활짝 웃었다.
우상혁은 웃음의 의미에 대해 "그냥 홀가분했다. 될돌릴 수 없지 않나. 아쉬운 감정이 들다가도, 감독님하고 지난 3년간 울고 웃으면서 도전했던 것에 대해 고생했다는 마음으로 웃음이 났던 것 같다"고 했다.
씩씩하게 말을 이어가던 우상혁은 김도균 코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우상혁은 "감독님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3년 동안 나도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더욱 힘드셨을거다. 오늘 같은 날 더 기쁘게 못해드린게 제일 아쉽다. 감독님은 계속 괜찮다고만 말씀해주셨다. 나를 안타까워하실거라는 걸 알기에 더 안아드리고 싶다"며 "나는 그냥 뛰기만 하면 되는데 감독님은 여러가지를 다 챙기셔야 했다. 너무 죄송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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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LA 올림픽까지 도전한다고 계속 말씀 앞전에 말씀드렸지만 더 해야겠다. 매 시즌 매 시즌 꾸역꾸역 또 다시 한 번 준비하면서 LA까지 나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