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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느끼는 올림픽의 무게, '세계 1위' 안세영 "부담이 되서 숨까지 막히더라"[올림픽]

박찬준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8-01 03:32


새삼 느끼는 올림픽의 무게, '세계 1위' 안세영 "부담이 되서 숨까지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새삼 느끼는 올림픽의 무게, '세계 1위' 안세영 "부담이 되서 숨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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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림픽이라 그런가, 엄청 부담되네요."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은 올림픽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 예선 A조 2차전에서 프랑스의 취 셰페이에게 2대0(21-5 21-7) 완승을 거뒀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조 1위를 확정하며 8강행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은 총 39명의 선수들이 출전, 각조 3명씩 13개조로 나뉘어 펼쳐진다. 각조 1위가 16강에 진출한다.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16강전을 치르지 않고, 곧바로 8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혜택 속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첫 경기는 다소 고전했다. 28일 세계 74위 코비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7주 전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전을 끝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안세영은 실전 감각을 찾는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잦은 실수로 점수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다행히 2게임 들어서는 영점을 잡으며 본래의 기량을 과시했다. 스트로크의 예리함을 회복하며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안세영은 "긴장을 많이 해서 많이 헤맸다. 제 실력의 70%도 발휘하지 못해 부끄럽다"면서 "점점 나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다시 밟은 올림픽 무대에 만감이 교차하는지 눈가는 촉촉해졌다. 안세영은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 되게 내려앉는 기분"이라면서 "이게 좋은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바람대로 였다. 안세영은 두번째 경기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다. 1세트 선취점을 내준 안세영은 이후 곧바로 4-1 경기를 뒤집었다. 5-2 상황에서는 절묘한 헤어핀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첫 경기서 아쉬웠던 인, 아웃 판단도 정확했다. 상대를 압박하며 계속 몰아붙이며 점수차를 벌렸다. 15-4까지 앞서나갔다. 홈팀 팬들이 응원을 보냈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량차를 보여주며 21-5, 14분만에 1세트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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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 들어 안세영의 스트로크는 더욱 날카로와졌다. 선취점을 딴 이후 내리 5점을 따내며 5-0 리드를 잡았다. 7-4, 상대의 추격이 거세지던 상황에서 멋진 대각선샷으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11-4로 앞섰다. 파죽지세였다. 계속 점수를 추가했다. 안세영이 16점을 올릴때까지 상대는 4점에서 묶였다. 상대가 조금씩 점수를 더했지만, 안세영은 더 빠르게 점수를 쌓았다. 결국 21-7로 2세트 마저 가져오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만난 안세영은 "첫 경기는 부끄러운 경기였다. 두번째 경기는 생각을 바꾸고 여유롭게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경기력도 나온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8강전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부담감이 크다. 몸은 좋은데, 부담감을 느끼다보니 몸이 굳더라. 올림픽이라 그런 것 같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했는데 막상 들어오니까 지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숨도 막히더라"라며 "오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만 되뇌였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꿈꾸던 무대에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걱정했던 무릎 상태는 좋다. 안세영은 "무릎은 생각도 안날정도로 좋다. 무릎에 붙인건 예방차원에서 한거다.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했다.


결국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 안세영이다. 그는 "아쉽지만 같이 오고 싶어했던 트레이너샘도 오지 못했고, 외국인 코치는 감정을 공유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좀 힘들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실수하면 어떡하지 걱정부터 하니까 고민이다. 그냥 긍정적인 생각하고 즐기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쟁자이자 '세계 3위' 타이쯔잉(대만)이 예선탈락하는 이변이 있었다. 안세영은 "경기를 보다 보니까 되게 울컥하더라. 타이쯔잉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최근에 많이 했는데, 존경했던 선수라 많이 감정이 이입되더라. 그래서 시작도 전에 울었는데, 만나면 안아주고 싶다. 그런 마음을 언젠가 느낄테니 되게 울컥하는거 같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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