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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림픽이라 그런가, 엄청 부담되네요."
경기 후 안세영은 "긴장을 많이 해서 많이 헤맸다. 제 실력의 70%도 발휘하지 못해 부끄럽다"면서 "점점 나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다시 밟은 올림픽 무대에 만감이 교차하는지 눈가는 촉촉해졌다. 안세영은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 되게 내려앉는 기분"이라면서 "이게 좋은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바람대로 였다. 안세영은 두번째 경기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다. 1세트 선취점을 내준 안세영은 이후 곧바로 4-1 경기를 뒤집었다. 5-2 상황에서는 절묘한 헤어핀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첫 경기서 아쉬웠던 인, 아웃 판단도 정확했다. 상대를 압박하며 계속 몰아붙이며 점수차를 벌렸다. 15-4까지 앞서나갔다. 홈팀 팬들이 응원을 보냈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량차를 보여주며 21-5, 14분만에 1세트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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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안세영은 "첫 경기는 부끄러운 경기였다. 두번째 경기는 생각을 바꾸고 여유롭게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경기력도 나온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8강전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부담감이 크다. 몸은 좋은데, 부담감을 느끼다보니 몸이 굳더라. 올림픽이라 그런 것 같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했는데 막상 들어오니까 지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숨도 막히더라"라며 "오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만 되뇌였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꿈꾸던 무대에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걱정했던 무릎 상태는 좋다. 안세영은 "무릎은 생각도 안날정도로 좋다. 무릎에 붙인건 예방차원에서 한거다.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했다.
결국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 안세영이다. 그는 "아쉽지만 같이 오고 싶어했던 트레이너샘도 오지 못했고, 외국인 코치는 감정을 공유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좀 힘들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실수하면 어떡하지 걱정부터 하니까 고민이다. 그냥 긍정적인 생각하고 즐기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쟁자이자 '세계 3위' 타이쯔잉(대만)이 예선탈락하는 이변이 있었다. 안세영은 "경기를 보다 보니까 되게 울컥하더라. 타이쯔잉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최근에 많이 했는데, 존경했던 선수라 많이 감정이 이입되더라. 그래서 시작도 전에 울었는데, 만나면 안아주고 싶다. 그런 마음을 언젠가 느낄테니 되게 울컥하는거 같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