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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남자탁구 국가대표 장우진(28·세계 13위)은 대한민국 톱랭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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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은 "작년 6월 계약 종료 후 바닥까지 갔었다. 하지만 내 DNA 탓인지 어느 순간 '팀도 없고, 돈도 많이 못벌지만 날 보여줄게, 날 놓친 걸 후회하게 해줄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복수는 나의 힘'이다. "복수는 내가 더 잘하는 것, 내가 잘 사는 것이다. 그 생각이 버팀목이 되더라"며 미소 지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올림픽이다. 올림픽을 통해 탁구선수로서 내 가치를 올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무소속'인 날 믿어주시고 길을 열어주셨다.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단 것, 돈보다도 가치를 선택해야겠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결국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시련을 겪은 만큼 더 강하고 감동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최악의 시기, 사우디 스매시 4강은 큰 힘이다. "마롱을 처음 이겼다. 현장 해설자도 3대0 승리는 드물다고 하더라"고 했다. "지난 1월 카타르 파이널 1회전서 0대3, 아무것도 못해보고 졌다. 그 패배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마롱 뒤 왕하오 감독, 장우진 뒤 주세혁 감독의 지략 대결, 마롱을 꿰뚫고 있는 '백전노장' 주 감독의 벤치가 승리했다. 장우진은 "대표팀에서 2년간 함께하면서 감독님께 전략, 심리 등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주 감독님이 벤치에 계시단 건 자부심이다. 중국 선수들도 '와!' 하는 분이다. 오랜 기간 월드클래스 선수로 뛰신 만큼 정말 작전, 전략이 다양하다. 감독님과 함께하는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선수로 함께 뛰던 형이 감독님이 됐다. 감독님껜 모든 걸 다 말할 수 있고 무엇이든 해결해주신다는 믿음이 있다. 무엇보다 타임아웃 때 확실한 작전을 주시는 게 제일 좋다. 일방적으로 요구하시는 게 아니라 선수가 잘하는 기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해주시고 결국엔 선수 스스로 선택하게 하신다"며 '주세혁 리더십'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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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혁호는 파리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메달에 도전한다. 주 감독은 "선배로서 부담주고 싶지 않다"지만 말하지 않아도 후배들은 감독의 열망을 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서른여섯 나이에 후배들을 이끌고 마지막 국대로 나섰던 주 감독은 그날 이후 한국 탁구가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걸 '마음의 빚'으로 여긴다.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온 이유이고 탁구인으로서 가장 큰 소명"이라고 했다. 첫 도쿄올림픽서 메달을 놓친 장우진은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 의무를 마쳤다. "탁구에 대한 목표가 더 뚜렷해졌다. 병역특례가 아닌 탁구, 올림픽 메달 자체를 위한 도전"이라고 했다. "나도 한국탁구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된다. 파리올림픽 메달은 내 탁구 인생 최고의 목표"라며 눈을 반짝였다.
장우진은 31일 중국 충칭 WTT챔피언스에 나선다. 세계 30위 내 에이스들만의 진검승부, 1회전 상대는 다시 프란치스카다.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의왕(경기도)=전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