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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 사는 5게임, 매치포인트를 기어이 잡아낸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세계 20위)가 양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대한민국 전지희 선수가 이토 미마 선수를 꺾고 8강에 진출합니다!"라는 장내 아나운서 코멘트에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7전8기, 7번을 붙어 7번을 패했던 '일본 여자탁구의 자부심' 이토 미마를 상대로 불굴의 전지희가 8번 만에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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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토 미마는 내게 산과 같은 선수다. 정말 똑똑하고 훌륭한 전략을 갖고 있고, 내 작전을 너무 잘 알고 대처해서 솔직히 한 점 따내기도 어려운 상대였다. 올림픽에서 0-10으로 한세트를 진 적도 있다. 그런 선수를 이겼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이기겠다는 생갭다 랠리 하나하나에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일본대표팀 감독 출신으로 일본 탁구를 꿰뚫고 있는 오광헌 여자탁구 대표팀 감독의 조언도 힘이 됐다. 전지희는 "오 감독님과 함께 연구를 많이 했다. 오 감독님의 조언대로 지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 길게 넣고 때렸다. 마지막 게임까지 가면서 이토 미마도 힘들어 하는 게 보였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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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는 30일 오후 중국 최강, 세계 2위 왕만유과의 8강전에서 1게임을 7-11로 내준 후 2게임을 듀스 대접전 끝에 16-14로 가져오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3-4게임을 8-11, 7-11로 내주며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게임스코어 1대3으로 패하며 안방 WTT챔피언스를 마무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