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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이틀 연속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박지원(서울시청)과 황대헌(강원도청)이 1500m에 이어 1000m 결승에서도 충돌해 메달이 좌절됐다.
17일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었다. 황대헌이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추월하다 부딪혔다. 박지원이 밀렸고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페널티를 받았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도 박지원을 밀어 옐로카드(YC)를 받고 실격 처리된 적 있다.
경기 후 박지원은 "변수가 없던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또 변수가 나왔다. 어쩌면 이게 또 쇼트트랙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게 열심히 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대헌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취재 구역을 빠져나갔다.
박지원은 1000m에서 입은 부상으로 남자 5000m 계주 결승엔 출전하지 않았다.
박지원이 빠진 가운데 황대헌, 김건우(스포츠토토), 이정민(한국체대), 서이라(화성시청)가 결승에 나섰다. 7분18초641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레이스 막판 린샤오쥔(중국, 한국명 임효준)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린샤오쥔은 한국 취재진 앞에서 "5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가져왔는데 여기까지 오기까지 힘들었다. 정상에 있다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열심히 준비했고 이번에 그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김길리(성남시청)는 재경기 혈투 끝에 10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기록했다.
여자 1000m 결승에서 선두를 달리던 하너 데스멋(네덜란드)에 밀려 수잔 슐팅(네덜란드)이 넘어졌다. 김길리 크리스틴 산토스 그리스월드(미국)까지 연달아 쓰러졌다. 데스멋은 페널티를 받았다. 재경기가 성사됐다.
김길리는 앞선 충돌로 얼굴을 다친 상황에서도 투혼의 레이스를 펼쳐 1분43초049의 기록으로 산토스 그리스월드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선 박지원(전북도청)이 부상을 입어 빠진 가운데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 박지윤(서울시청) 심석희(서울시청)가 출전했지만, 레이스 막판 김길리가 넘어지면서 4위로 마쳤다.
김길리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를 마친 뒤 "1000m 은메달은 기분 좋지만 마무리인 계주에서 저 때문에 메달을 놓친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로 마감했다.
안중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작년보다 발전한 선수가 있다는 게 좋은 점이었다. 남자선수들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만, 성적이 좋지 못해서 아쉽다. 계주도 아쉬운 결과로 이어져서 안타깝다"고 총평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