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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남자 3쿠션의 '뉴 에이스' 조명우(21)가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 2연패이자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화려한 '주니어 졸업식'을 치렀다.
조명우는 5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아테네오 메르칸틸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한체대 1년 후배인 '역전의 승부사' 고준서(20)를 상대로 24이닝 만에 35대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조명우는 2016, 2018년에 이어 이 대회 통산 3회 우승의 업적을 달성했다. 만 21세까지 출전할 수 있는 대회 규정상 올해가 조명우의 주니어대회 마지막 출전이었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이제 더 이상 '주니어' 레벨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걸 전 세계 3쿠션 당구 팬에게 선포했다.
조별예선(25점제) 2경기를 각각 15이닝과 10이닝만에 끝내며 참가선수 중 가장 높은 에버리지 2.00을 기록한 조명우는 지난 4일 16강전에서 한국 선수단 막내 김한누리(16)를 22이닝 만에 35대12로 가볍게 제쳤다. 그 기세를 몰아 같은 날 열린 8강전에서는 대회 개최국인 스페인의 이반 메이어를 만나 무려 35대7의 압도적인 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35점을 치는데 겨우 16이닝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이어 준결승에서도 크리스찬 몬토야(콜롬비아)를 19이닝 만에 35대15로 격파했다. '적수가 없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자연스레 8강 이상 진출자들은 '준우승'을 목표로 삼게 됐다. 그 목표는 조명우의 한체대 후배 고준서가 달성했다.
고준서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지난 8월 국내 주니어 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3위로 힘겹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준서는 이번 대회 조별예선 2경기와 16강, 8강, 4강 등 총 5경기를 모조리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역전의 승부사', '역전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부러질 듯 휘어졌다가도 금세 꼿꼿하게 몸을 세우는 대나무처럼 상대가 아무리 멀리 달아나더라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판을 뒤집어냈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후배이자 발렌시아 숙소 룸메이트인 '고교생 유망주' 조화우(17·대구 조일고)에 경기 초반 9-20까지 뒤졌지만, 후반 저력을 발휘하며 35대33으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역전의 승부사'라도 주니어 레벨이었다. 고준서는 결승전에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이미 성인 무대에서도 특급 반열에 오른 조명우와의 격차는 분명했다. 고준서는 경기 초반 7-5로 리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명우가 제대로 기량을 뿜어내자 격차가 확 벌어졌다.
조명우는 10이닝부터 13이닝까지 4이닝 동안 12점을 거침없이 뽑아내며 17-11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20-14로 앞선 18이닝 때 하이런 9점을 기록하며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20이닝과 22이닝 때 각각 2, 3점을 보탠 조명우는 24이닝에 마지막 포인트를 채웠다. 고준서는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21이닝부터 24이닝까지 10점을 뽑아내며 최선을 다하는 도전자의 품격을 보여줘 관중들의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 4명이 참가한 한국은 우승(조명우)과 준우승(고준서), 공동 3위(조화우) 등 3명을 시상대에 올리며 3쿠션 강국의 위용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발렌시아(스페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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