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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처벌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계의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가해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국내 체육계 뿐만 아니라 국제 스포츠계까지 정보를 공개해 영구 추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체육계 전반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 파악에 나서는 한편, 민간 주도의 특별 조사 위원회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성폭행 고소 사건에서 비롯됐다. 심석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석희가 미성년자였던 17세부터 약 4년간 조재범 전 코치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 지난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전면 부인하고 있고, 현재 경찰 조사 중이다.
이 보도를 접한 문체부는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사건에 관한 유감을 표명한 뒤 체육계 성폭행 근절에 관한 대책을 발표했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이 직접 브리핑을 했고, 오영우 문체부 체육국장과 김진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노 차관은 "우선 이 같은 사건을 예방하지 못하고, 또 사건 이후에도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점에 관해 피해 선수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간 정부의 제도와 대책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이날 브리핑의 목적을 밝혔다.
성폭력 방지 대책, 어떻게 강화됐나
문체부의 새로운 대책은 크게 '처벌 범위와 강도의 확대'와 '민간 주도 특별 조사 도입' '체육단체 성폭력 전담팀 구성 및 피해자 보호 강화' '선수촌 안전여건 개선 및 예방책 마련'으로 구성됐다. 우선 영구제명의 조치 대상이 되는 성폭력의 범위를 종전 '강간, 유사 강간 및 이에 준하는 성폭력'에서 '중대한 성추행도 포함'으로 확대했다. 또한 가해자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적용범위'를 확대해 체육관련 단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내 체육단체 뿐만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가올림픽위원회(NOCs) 국제경기연맹(IFs) 등과도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해외 취업도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문체부는 올 3월 내로 외부참여형 위원회를 구성해 대한체육회 및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연내에 시도체육회와 시군구체육회에 대해 비위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 차관은 "전수 조사 등을 통해 성폭력 사건이 드러날 경우 해당 단체의 회원 자격 박탈 및 대한체육회 직접 관리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한 이유
또한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내에 '체육분야 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해 원활한 피해 신고 접수와 법률 상담 그리고 피해자 보호에 나서는 한편, 체육 분야 비리 대응 전담 독립 기구인 가칭 '스포츠윤리센터'의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문체부는 심석희가 태릉 및 진천선수촌에서도 성폭행이 벌어졌다고 주장한 것에 관해 선수촌 합숙 훈련 개선 및 안전 훈련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노 차관은 "안타깝게도 보도를 접하기 이전까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도가 나온 이후 대책 마련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오늘 브리핑은 향후 체육계의 성폭행을 강력하게 근절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체육계의 눈높이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성폭력에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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