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핫이슈]봅슬레이 파일럿 원윤종, 개막식 南-北 공동기수 유력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2-04 00:03 | 최종수정 2018-02-04 00:21


ⓒAFPBBNews = News1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2인승과 4인승에 출전하는 파일럿 원윤종(32·강원도청)이 개막식 남북 공동기수로 한반도기를 흔들 것이 유력하다.

4일 복수의 한국 선수단 관계자들은 "대한체육회에선 봅슬레이 파일럿 원윤종을 남북 공동기수 최종후보로 결정지은 뒤 통일부와 문체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등 관계 기관 인사로 구성돼 있는 정부합동지원단에 지난 2일 최종 보고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선수단 관계자도 "지난달 24일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결단식에서도 선수단 기수를 맡았던 원윤종이 개막식 기수를 해야 한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에선 원윤종과 함께 스켈레톤계 '신 황제'로 떠오른 윤성빈(24·강원도청)을 남북 공동기수로 점찍기도 했었다. 그러나 윤성빈이 올 시즌 당당히 세계랭킹 1위로 올림픽에 나서면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자 전략을 수정했다. 특히 윤성빈의 올림픽 공식훈련이 개막식 이후 사흘 뒤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선수의 몸 상태를 고려해 후보에서 제외시켰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통상 국가 기수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경기일 또는 공식훈련을 개막식 이후 약간 늦게 시작하는 종목에서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윤종은 오는 15일부터 공식훈련에 돌입한다.

공동기수는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회의'에서 결정됐다. 남북측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공동입장과 함께 남자 선수 한 명과 여자 선수 한 명으로 공동기수를 구성한다는 세부조항도 합의했다.

이로써 원윤종은 역대 국제 종합대회 10번째 남북 공동입장에서 남측 기수로 나서는 영예를 안게 됐다.

11년 만이다. 마지막 남북 공동기수는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 당시 오재은(여자 알파인 스키)-리금성(남자 아이스하키)이었다. '남녀북남'이었다.


평창올림픽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건 '남남북녀' 콘셉트다. 과거에는 '남녀북남'→'남남북녀' 패턴이 반복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남측의 정은순(여자농구)과 북한의 박정철(유도)의 '남녀북남'을 시작으로 번갈아가며 패턴이 반복됐다.


2016년 3월 코카콜라 체육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원윤종. 스포츠조선DB
그렇다면 왜 대한체육회는 원윤종을 최종후보로 낙점했을까.

선수 원윤종의 종착지는 IOC 선수위원이다. 현재 한국 유일의 IOC 위원은 유승민이다. IOC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세계에서 8번째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나라가 된 한국에 선수위원 쿼터를 한 장 더 부여하는 것을 심도 있게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발 빠르게 IOC 선수위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체육계에선 원윤종이 충분히 자격을 갖출 수 있는 인재로 평가하고 있다.

자격은 원윤종이 스스로 갖춰야 한다. 특히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홈 이점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썰매 종목에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출전할 경우 세 차례 동계올림픽을 맛보게 돼 경험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올림픽의 기본 정신인 평화를 상징하는 공동기수를 하게 될 경우 엄청난 플러스 점수를 가지고 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한국 체육계와 원윤종 그리고 동계종목 활성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그림이다.

다만 변수는 북측이 내놓을 카드다. 기존 패턴을 따르지 않고 공동기수로 남자 기수를 선택할 경우 남측은 여자 선수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기수는 개막식 전날(8일)까지만 정해 리스트를 제출하면 된다. 다만 북측이 남자를 정할지, 여자를 정할지가 알 수 없다.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북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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