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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쿵 어게인] '덕성의 쏜(손흥민)'이 다시 일군 덕성여고의 신나는 축구라이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11-10 16:54 | 최종수정 2022-11-11 07:10


2022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여학생 축구 활성화 부문 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덕성여고.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2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여학생 축구 활성화 부문 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덕성여고 학생들이 7일 운동에 모여 축구를 즐기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춰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엄동설한 속에서도 생명이 움트듯,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아이들의 심장이 건강하게 '쿵쾅쿵쾅' 뛰는 시간, 즐거운 기대감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시간은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 친구들과 즐겁게 뛰면서 나와 우리를 알아가고, 규칙을 지키며,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꿈을 키워가는 시간. 우리들이 만들어야 한 진정한 학교체육, 우리들의 '심쿵 어게인 체육시간'이다.

스포츠조선이 교육부, 학교체육진흥회와 함께 우리의 미래를 건강하게 키워내고 있는 체육교육 현장을 찾아 나섰다. 일선 선생님의 열정, 아이들의 관심과 참여,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학교체육 교육의 '롤모델'이다. 우리들의 '심쿵 어게인' 체육시간, 그 건강하고 활기찬 현장으로 가보자. <편집자주>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나하고 같이 축구 해볼래? 같이 유니폼도 맞추고, 대회도 나가자."

추색(秋色)이 짙게 드리운 7일 서울 덕성여자고등학교의 교정. 감수성에 젖어 고즈넉히 사색을 즐길 것만 같은 여고생들이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나섰다. "오늘은 슈팅 훈련을 할거야. 자, 모두 집중해."


덕성여고 전해림 교사(맨 오른쪽)가 2학년 체육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슈팅을 지도하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짧은 머리에 모자를 깊숙하게 눌러 쓴 전해림 교사의 말 한마디에 재잘재잘 떠들던 학생들이 일순 조용해졌다. 전 교사가 원리를 간단히 설명한 뒤 슈팅 시범을 했다. 가볍게 찬 공이 강하게 날아가자 "우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여고생 특유의 깔깔대는 웃음과 함성이 그라운드를 뒤흔들었다. "역시 덕성의 쏜(손흥민)! 멋있어요~" 학생들은 전 교사의 지도에 따라 나란히 서서 연신 슛을 날렸다. 교내 축구 클럽 소속이 아닌 일반 학생들의 체육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은 능숙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얌전한 여학생들이 일순간에 '축구 소녀'로 변신했다.


2022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여학생 축구 활성화 부문 고등부 대상을 수상학 덕성여고 2학년 학생들이 7일 오후 체육수업을 통해 축구를 배우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2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여학생축구 활성화 부분 고등부 대상을 받은 덕성여고의 흔한 '체육수업' 풍경이었다. 전해림 교사가 올해 덕성여고에 부임한 뒤에 일궈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덕성여고는 스포츠에 대한 저변이 이미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는 학교다. 여학교 임에도 교내에 배드민턴, 킨볼 등 무려 7개의 스포츠 클럽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여자축구 클럽도 2015년부터 존재했다. 그 덕에 서울시 교내스포츠클럽 선도학교로 지정되는 등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덕성여고 축쿠클럽 또한 다른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었다. 한때 20명 가까이 되던 축구 클럽 회원들은 전 교사가 부임하던 올해 초에는 겨우 4명으로 줄어 있었다. 외부 대회 개최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클럽 활동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022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여학생축구 활성화 부문 고등부 대상을 받은 덕성여고의 축구클럽 '덕성FC'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전해림 교사
'여학생 축구'에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있던 전 교사는 이런 덕성여고 축구 클럽을 다시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는 "체육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축구의 매력을 다시 어필하면서 클럽 부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고, 학교 측에서도 축구 클럽 재활성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신 덕에 다시 예전의 규모를 금세 회복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모인 19명(1학년 6명, 2학년 11명, 3학년 2명)의 덕성여고 축구클럽 '덕성FC'는 올해 봄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실력을 쌓아나갔다. 하지만 '여고 클럽최강'이었던 과거의 실력을 되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전 교사는 "훈련 시간이 짧아서 1학기에 출전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어요. 하지만 없어지다시피 했던 클럽이 다시 살아나고, 학생들도 즐겁게 열심히 참여하고 있으니 곧 실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믿어요"라고 말했다.


2022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여학생축구 활성화 부문 고등부 대상을 받은 덕성여고의 축구클럽 '덕성FC' 선수들이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전해림 교사
'덕성FC' 주장을 맡고 있는 박재은 학생은 "축구를 하면서 더욱 학교생활이 즐거워졌어요. 더불어 체육교사라는 진로에 대한 확신도 생겼죠. 바로 전 선생님이 저의 롤모델이에요"라며 축구클럽 활동을 통해 얻게 된 긍정적인 측면을 설명했다. 깊어가는 가을, 축구를 통해 덕성여고 학생들의 몸과 마음도 한층 성숙해지고 있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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