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강렬한 비트, 기상천외한 몸동작. 선수들의 환상적인 퍼포먼스가 진행될수록 팬들의 함성은 더 뜨거워졌다. 브레이킹이 만들어낸 생생한 에너지는 보는 이를 흥분시켜 절로 몸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대회 첫 날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깜짝 방문해 기대감을 높였다. 파리올림픽 티켓 확보 방법이 나온 뒤 첫 대회인 만큼 숀 테이 WDSF 회장도 현장을 찾았다. 무엇보다 결승이 펼쳐진 22일에는 1600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환호했다. 경기장을 찾은 박민아씨(28)는 "(브레이킹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제일 비싼 좌석을 예매했다. 얼리버드로 12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선수들이 자기만의 시그니처 동작을 선보이는 게 멋있다. 다만, 이번 대회는 무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단상 차이가 너무 높아 관전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박요나씨(29)는 "한국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의 경기를 모두 볼 수 있었다. 그것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서주현 캐나다 대표팀 감독은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사실 다른 나라에서 대회를 할 때 이렇게 대규모 경기장에서 한 적이 없다. 더 많은 팬들이 함께 즐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 브레이킹은 선수들과 팬들이 호흡하는 무대"라고 했다.
열기만큼이나 경쟁은 치열했다. 예선부터 결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실력을 겨뤘다. 4인 1조 라운드 로빈, 1대1 배틀 등의 형태로 진행됐다. 심사를 위해 전 세계에서 11명의 심사위원이 함께했다. 한국에선 김준헌 진조크루 단장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김 단장은 "중국 난징, 프랑스 파리에 이어 3연속 심사 위원으로 초청받았다"고 했다. 박재민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이사는 "한국이 아니면 이 대회를 어디서 할 수 있었을까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WDSF에서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을 향한 간절함을 더욱 키웠다. 전지예는 "많은 분이 오셔서 '기'가 살긴 했다. 출전 이름이 불리는 데 환호해 주시니 더 힘이 났다. 팬들이 직접 보시는 만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시키고, 더 채워 나가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여자부 정상에 오른 아미(일본)는 "승리하면서 더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올림픽으로 가는 길이다. 현재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노력해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남자부 우승자 필 위저드(캐나다)는 "마지막에 승리해 정말 기쁘다. 4강에서 빅토르를 눌렀다. 가장 힘들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위저드는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남자부 2등을 기록한 시게킥스(일본)는 "금메달을 원했는데.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금메달로 바꾸겠다. 이번에 좋은 경험이었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