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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시간 10분의 혈투는 명승부였다.
4년 만의 성사된 '한국 남자테니스의 원투펀치' 권순우(121위)와 정윤성(415위)의 맞대결은 초가을 밤 한국 테니스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정윤성과의 상대전적을 2승3패로 만들었다. 주니어 시절 둘의 상대전적은 정윤성이 2승으로 앞섰다. 프로에서도 정윤성이 3승1패로 앞선 상태였다.
둘의 마지막 맞대결은 2018년 대구 퓨처스 준결승이었다. 당시 정윤성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정윤성은 지난 25일 대회 단식 예선 2회전에서 모치즈키 신타로(412위·일본)를 2-0으로 제압하고 생애 처음으로 ATP 투어 단식 본선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권순우는 기자회견에서 "나도 컨디션이 좋았고, 정윤성도 좋은 경기를 했다"며 "정윤성은 예전부터 잘했던 선수였고, 나도 부담없이 마음 편안하게 했던 것이 좋은 경기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1세트는 내가, 2세트는 정윤성이 포인트 관리를 잘했던 것 같다. 3세트에서 차이가 났던 건 상대의 집중력이 흐려진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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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평정심을 유지하느냐의 싸움이었다. 1세트와 2세트는 나란히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권순우는 "1세트를 따내고 2세트를 졌지만, 3세트에 앞서 1세트 때처럼 공격적으로 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세트를 다 이겨놓고 내줬는데 예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것 같다. 그러나 투어를 많이 뛰면서 평정심이 중요하더라. 3세트에선 평정심을 찾았던 것이 여유있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초박빙의 상황에서 "집중"을 외치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권순우는 "생각만 하는 것보다 말로 내뱉으면서 '집중해야 된다'고 하는 것이 더 집중이 됐다"고 했다.
"서로를 잘 알고 있던 것이 경기에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분명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서로의 서브 방향도 잘 알았고, 쉬운 경기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래 전부터 훈련했던 것이 좋은 경기를 한 비결"이라고 했다.
대회 2회전에서 만날 브룩스비에 대해선 "윔블던에서 연습경기도 해봤고, 투어에서 경기를 많이 봤다. 까다로운 선수다. 플레이 스타일이 다양하다. 2회전도 어려운 경기가 될 듯하다"고 전했다. 올림픽공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