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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반 친구들이 스태킹을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6반 친구들, 농구 실력 '인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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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동아리' 에이스 출신 문 교사의 지도 속에 9명의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농구 골대 아래 두 줄로 늘어섰다. 드리블 후 차례로 슈팅을 하는 골밑슛 릴레이, 문 교사와 방과후 학교에서 6개월 가까이 농구를 연마해온 1학년 여학생들이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능숙한 레이업 슛이 작렬했다. 특수반 '홍일점' (박)채원이가 드리블을 시도하려다 뒤로 물러섰다. "저는 문쌤한테 따로 더 배워서 나중에 할래요." 장애, 비장애학생 모두 저마다 재능, 속도, 타이밍이 다 다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서울림'의 모토대로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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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남 신 수서중 교장의 시선은 농구를 어려워 했던 채원이에게 머물렀다. "채원이가 농구는 수줍어서 뒤로 빠지더니 스태킹 할 땐 신나서 하더라. 스태킹을 잘하는 걸 보니 시간이 지나면 농구도 잘할 것같다"며 웃었다. 아니나다를까, 나홀로 열심히 슈팅 연습을 하던 채원이의 볼이 마침내 림을 꿰뚫었다. 남 교장이 "와! 들어갔다"며 환호했다.
박세선 수서중 교감 역시 아이들의 '어울림' 첫 수업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다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통합교육 프로그램은 우리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체육은 또 통합수업에 가장 적합한 과목"이라고 말했다. "서울림운동회가 올해 처음이라는데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아이들은 공만 잡아도 웃음이 나온다. 함께 몸으로 부딪치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라고 했다. 박 교감은 "특히 (김)도현이가 비장애인 친구과 스태킹을 서로 금세 배워서 같이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장애학생들에겐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비장애학생들에겐 편견을 걷어내고 벽을 허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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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금세 친해질 것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첫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의 생각이다. '6반 회장' (김)동현이(13)는 "선생님께서 '하고 싶은 사람 남으라'고 하셔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라고 '서울림' 지원 동기를 밝혔다. "같은 학년 친구들인데도 반이 달라서 서로 잘 몰랐어요. 특수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금세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같아요"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림스포츠클럽'은 말 그대로 '서울+어울림'이잖아요. 첫 수업이 인상 깊었어요"라며 웃었다. "스태킹은 특수반이 더 잘하던데, 다음 수업 땐 우리도 더 많이 연습해서 와야겠어요."
'특수반 체육만능' (이)은규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복지관에서 농구연습을 해서 농구도 잘하고요. 스태킹은 초등학교 때 복지관에서 해본 적 있어요. 큰 걸론 처음인데 재미있었어요"라며 웃었다. "농구는 6반 애들이 더 잘하던데"라는 '도발'에 은규는 "네, 그건 인정이에요"라며 수긍했다. "스태킹은 같이 해서 재미있었고요. 스태킹 못하는 친구들은 제가 도와주고 싶어요. 다른 반 애들과 함께 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더 친해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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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업을 기념해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수서중 아이들이 서울림의 'ㅅ'을 그리며 손을 한데 모았다. 함께 땀 흘린 아이들의 첫 미소가 보름달처럼 환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