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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선수가 할 일을 했다."
최근 6경기에서 4골, A매치 9호골을 기록한 최유리는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멤버다. 빠르고 저돌적인 플레이, 왕성한 활동량은 물론 미모까지 겸비해 팬들 사이에 인기 높은 선수. 무엇보다 축구에 대한 확고한 소신이 있는 선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동메달 직후 W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상무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입대'를 거부해 화제가 됐었다. '최유리 사건' 이후 2016년부터 상무는 드래프트 참가 대신 입대 희망자에 한해 선수를 뽑도록 규정을 바꿨다. 최유리는 1년의 기다림 끝에 특별 드래프트로 2016년 스포츠토토에 입단했고, 지난해 '1강' 인천 현대제철로 이적한 첫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통합 9연패 역사와 함께 MVP에 올랐다. '큰 경기에 강한 큰 공격수'라는 평가 속에 내년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성장세를 눈부시다. 특히 콜린 벨 감독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중용되면서 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월 아시안컵 중국과의 결승전 포함 최근 6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이대로라면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이 유력하다.
이날 경기 후 콜린 벨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결승골 주인공' 최유리는 "자메이카(42위)가 우리(18위)보다 FIFA 랭킹이 낮지만 무시할 팀은 아니었다. 영상으로 분석했을 때 피지컬적으로 스피드적으로 강한 팀이었다. 그걸 깨려고 노력했고 연습한 것이 많이 나왔다"는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민아의 중거리포에 이은 결승골 장면에 대해 최유리는 "골은 (이)민아언니가 찬 후 끝까지 보려고 했는데, 운좋게 세컨드볼이 내게로 왔다"며 미소 지었다.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대로 뒷공간을 노리려 노력했는데 마무리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보완할 점도 스스로 짚었다.
득점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데 대해 최유리는 "윙어 포지션보다 포워드에 서고 있는데 최전방에서 득점을 많이 하는 건 항상 숙제"라면서 "골 결정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팀(인천 현대제철)에서 골(8골, 득점 2위)을 많이 넣다보니 대표팀 내 득점력이 좋아지는 것같다"면서 "내년 월드컵을 나가게 되면 상대는 더 강할 것이다. 순간 판단력과 슈팅 템포를 더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