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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펜싱의 자존심, 남자 사브르 '어펜져스'가 전무후무한 세계선수권 4연패 위업을 이뤘다.
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로 이뤄진 남자 사브르 대표팀(세계랭킹 1위)이 19일(한국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펼쳐진 세계펜싱선수권 남자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난적 헝가리를 상대로 45대37, 승리를 거뒀다. 절대적 실력으로 또다시 압도적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4바우트 김준호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제메시를 5-1로 압도하며 20-14, 점수차를 벌렸다. 5바우트 헝가리는 개인전 우승자, 올림픽 3연패에 빛나는 애런 실라기를 내세워 승부수를 걸었다. 구본길을 6-5, 1점차로 앞섰지만 6바우트 오상욱이 차마리를 5-3으로 누르며 30-23, 점수차를 다시 벌렸다.
7바우트 구본길이 토마시 데시와 맞섰다. 전광석화같은 몸놀림으로 상대를 5-1로 압도하며 35-24, 무려 11점 차까지 앞서나갔다. 8바우트 김준호가 안드라스 차마리와 맞붙었다. 40-30,10점을 앞선 채 '막내온탑' 오상욱에게 바통을 넘겼다. 실라기와의 마지막 진검승부, 헝가리 에이스가 막판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며 42-37, 5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오상욱이 실라기의 어깨를 베어내며 45대37, 기어이 챔피언포인트를 완성했다.
한국 최초의 남자 사브르 세계챔피언이자 '런던올림픽 금' 그랜드슬래머인 원우영 코치와 '도쿄올림픽 금' 그랜드슬래머 후배 선수들에겐 적수가 없었다.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원우영 코치와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2017년 대회 이후 위대한 4연속 우승을 자축했다. 카메라를 향해 '4연패'를 상징하는 손가락 4개를 활짝 펼쳐보였다.
개인전 8강에서 오상욱이 아쉬운 판정 끝에 다 잡은 메달을 놓친 후 선수들은 심기일전, 하나로 똘똘 뭉쳤다. 챔피언을 향한 유럽 강국들의 강력한 견제와 판정의 어려움을 오롯한 실력으로 이겨내며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의 이름값을 보란듯이 다시 한번 입증해보였다. 원 코치는 "선수들이 개인전 끝나고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단체전에서 잘 이겨내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여자에패 개인전' 송세라의 첫 금메달에 이어 이날 남자사브르, 여자에페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카이로 하늘에 애국가를 2번 연속 울리는 쾌거를 일궜다.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세계 최강 '펜싱코리아'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해보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