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다 이룬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 "쇼트트랙 선수가 안됐다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6-15 14:54 | 최종수정 2022-06-16 06:10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24·성남시청)은 스물 넷의 어린 나이에 이룰 걸 다 이뤘다. 세계랭킹 1위에다 올림픽 두 대회 연속 금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1위, 월드컵 시리즈 종합우승 등 쇼트트랙 선수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이쯤되면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민정에게 '안주'는 없다. 최민정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록이나 성적에 대한 목표는 만들고 세우면 계속해서 있을 것 같지만, 결국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케이팅 자체에 집중이다.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속도, 더 좋은 스케이팅, 더 좋은 기술을 만들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연구하는 것이 나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역대 코카콜라 체육대상 신인상과 우수선수상, 클린스포츠상을 수상했던 최민정은 2022년 4월 코카콜라 '리얼매직모먼트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민정은 4월 11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3000m계주에서 최고의 순간을 장식했다. 3바퀴를 앞두고 선두권과 간격이 한참 벌어진 3위였지만, 장기인 막판 폭풍질주로 거리를 좁혔고 마지막 방점을 결승선 코앞에서 찍었다. 0.034초차로 가장 빨리 들어왔다. 상대 선수들이 머리를 감싸쥘 정도였다. 최민정의 대역전극이 얼마나 짜릿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담한 체구임에도 세계 최고의 스피드를 갖추게 된 비결을 묻자 초등학교 때 기억을 떠올렸다. 최민정은 "분당초 시절 코치님께서 훈련 때 아웃 코스로 추월하는 연습을 많이 시켜주셨다. 바퀴수가 남아있어도 추월에 성공하면 그만 타도된다고 하셔서 열심히 추월 시도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부터 몸으로 잘 익혀서 지금은 나에게 중요한 기술이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최민정에게 이런 질문도 던져봤다. "쇼트트랙 선수가 안 됐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피식 웃은 최민정은 "다른 종목 운동선수를 하고 있었을 것 같다.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워낙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다. 그 중 스케이트가 가장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다. 예체능에서 예술 쪽은 어릴 때부터 잘 하지 못했다. 아마 스케이트에서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면 다른 운동 종목에 흥미를 느껴서 계속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케이트는 최민정에게 그야말로 '운명', 그 자체였다. 최민정은 "스케이트는 나를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성장시켜준 고마운 존재다. 운동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이나 생각하지 못한 상황들이 많았다. 그런 일들을 이겨내고, 성취감을 느끼며 정신적으로 성장했다. 또 스케이트를 잘 타기 위해 신체적인 능력을 더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완벽에 가까운 그녀에게도 보완할 점이 있을까. 최민정의 대답은 "많다"였다. 이어 "내가 계속 스케이트를 타는 이유 중 한 가지다. 보완하면서 다양한 방법들로 (완벽함을) 시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쇼트트랙은 타종목과 다르게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진다. 쇼트트랙 인생 최절정기를 찍고 있는 최민정에게 '은퇴'는 먼 얘기 같다. 그는 "(은퇴가) 멀다면 멀고, 짧다면 짧을 수 있다. 정확한 시기를 얘기할 수 없겠지만, 운동을 하다보면 은퇴할 때가 왔다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순간 그만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2022~2023시즌, 내년 3월에는 한국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쇼트트랙이란 종목도 '직관'했을 때 더 큰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많은 팬분들께서 응원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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