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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막내 반란이다. '여자탁구 신성'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이 2022 청두세계탁구선수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가장 먼저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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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한국수자원공사 감독과 한국화장품 출신 양미라 코치의 딸로 '우월한 DNA'를 물려받은 김나영은 초등학교 때부터 동급 최강으로 손꼽혀온, 될 성 부른 떡잎. 지난해 중학교 졸업 직후 포스코에너지 유니폼을 입었다. '탁구신동' 신유빈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진학 대신 '탁구 올인'을 선언했다. 입단 2년차, 1m70까지 훌쩍 자란 키만큼 탁구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최근 종별선수권 개인단식, 복식, 단체전 3관왕에 오르더니 곧바로 치러진 선발전을 당당히 1위로 통과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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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온탑' 김나영의 폭풍성장에 대해 전 감독은 "신체 중심을 이용하는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하체, 복근 강화훈련을 많이 했다"고 비결을 귀띔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힘이 약한 부분이 있었다. 복근과 하체의 힘을 사용하지 못하면 힘을 실을 수가 없다. 이 훈련을 나영이가 아주 잘 따라와줬다"고 설명했다.
"볼에 힘이 생겼고, 컨트롤 능력도 아주 좋아졌다. 이전에는 세게만 치려다보니 범실이 나왔고, 임팩트를 못해서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세게 치거나, 넘기는 탁구가 아닌 정확하게 임팩트해서 범실 없이 자기 힘으로 버텨내는 컨트롤 능력이 아주 좋아졌다. 강약을 조절하게 되다 보니 구질과 경기운영 능력도 좋아졌다. 덕분에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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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전 1등'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김나영은 "첫날 4전승 했을 땐 어느 정도 희망은 있겠구나 생각했다. 1등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오늘 (윤)효빈 언니와의 경기서도 고비가 있었는데 냉정하게 잘 넘은 것같다. 리그전이 잘 끝나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실업 2년차' 김나영은 프로리그 출범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경기수를 소화했다. 팀내 걸출한 선배 전지희, 양하은, 유한나 등과 훈련하고 경쟁하며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김나영은 "매경기 스스로 기술적으로 멘탈적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요즘 탁구가 더 재미있다"고 했다. 상대 전력 분석과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유일한 패배를 안긴 이시온과의 경기도 꼼꼼하게 복기했다. 선수는 패배를 통해 배운다. "시온언니는 볼이 세다. 초구부터 강하게 들어오는 스타일을 놓치지 않고 보완해야 세계적인 선수들과 붙어도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스 훈련, 초구부터 날카롭게 경기하는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키와 체격이 비슷한 중국 왕만유 영상을 자주 본다. '세계 1위' 첸멍의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2004년생 신유빈, 2005년생 김나영, '막내온탑'들의 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탁구팬들은 여자탁구의 미래를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함께 빚어낼 여자탁구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다.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우문에 김나영은 "전혀 부담 안된다. 기대에 맞게 더 잘해야겠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즉답했다. (신)유빈언니와 팀으로서 최선을 다해 호흡을 잘 맞춰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오면 좋을 것같다. 유빈언니가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함께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태극마크 확정 직후 가장 먼저 '톱랭커 선배' 전지희의 축하문자가 답지했다. 김나영은 " 너무 고마웠다"며 반색했다. 포스코에너지의 맏언니와 막내가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확정하고 함께 웃었다.
생애 첫 도전하는 메이저대회, 막내의 항저우아시안게임 각오는 당찼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만큼 단식도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지희언니를 비롯한 대표팀 언니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단체전에선 꼭 메달을 따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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