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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코리아오픈 또다른 수확 김혜정-정나은 "행복한 고민 안겨드릴게"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04-11 17:35 | 최종수정 2022-04-12 07:15


코리아오픈에서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한 김혜정(왼쪽)-정나은 조. 사진제공=요넥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행복한 고민.'

한국 배드민턴 여자복식은 현재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있게 낼 수 있는 전략 종목이다.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생겼다.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혜정(24·삼성생명)-정나은(22·화순군청)이다. 한국은 10일 폐막한 '2022년 코리아오픈'에서 6년 만에 금메달 3개를 수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다른 값진 수확이 김혜정-정나은의 발견이다. 그간 한국 여자복식은 세계랭킹 2위 이소희(28)-신승찬(28·인천국제공항), 세계 3위 김소영(30·인천국제공항)-공희용(26·전북은행)의 양강 체제였다.

이들의 아성을 위협할 존재로 성장한 이가 김혜정-정나은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출전 엔트리(개인전 2개조, 단체전 최대 3개조)를 추려야 하는 대표팀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기존 양대산맥은 아성을 지키기 위해, 신진세력은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윈-윈'하는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김혜정-정나은조가 본격 결성된 것은 작년 11월. 코리아오픈까지 주요 대회에 5차례 출전했지만 결과가 적잖이 놀랍다.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세계 1위 첸칭천-지아위판(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코리아오픈에서는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복식조를 결성한 지 얼마되지 않은 까닭에 세계랭킹이 아직 43위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배드민턴계의 전망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엔트리가 마감되기 전까지 태국오픈(슈퍼500), 인도네시아오픈(슈퍼1000), 말레이시아오픈(슈퍼750) 등 포인트가 높은 대회가 적지 않기 때문에 랭킹을 확 끌어올릴 수 있다.

공교롭게도 둘은 훌륭한 '스승' 밑에서 잘 자랐다. 김혜정의 어머니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정소영 전주성심여고 코치다. 정나영을 키운 정명희 화순군청 감독은 1980년대 전영오픈 여자복식-혼합복식을 4차례 제패한 레전드다.

훌륭한 DNA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이제 꽃을 피울 때가 되자 무섭게 성장하는 중이다. 김혜정-정나은은 약진의 비결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출전 기회가 적어진 것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함께 훈련하며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성격 궁합도 딱 맞는단다. 정나은이 원래 말수가 적고 누가 이끌어줘야 잘 하는 성격. 반대로 언니 김혜정은 "나은이가 경기 중에도 내 말을 잘 들어준다. 선-후배가 아니라 친언니-동생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복식 특성상 평소 친밀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때문에 쉬는 시간 놀이도 색다르다. 반 코트에서 1대1 대결을 펼쳐 간식 내기를 한다. 김혜정은 "나은이가 살벌하게 내기를 하기 때문에 내가 주로 진다"며 웃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공동 목표로 잡았다는 김혜정과 정나은은 각자 좌우명을 외치며 더 높은 성장을 다짐했다. "후회하지 말자"(김혜정),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정나은).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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