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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행복한 고민.'
이들의 아성을 위협할 존재로 성장한 이가 김혜정-정나은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출전 엔트리(개인전 2개조, 단체전 최대 3개조)를 추려야 하는 대표팀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기존 양대산맥은 아성을 지키기 위해, 신진세력은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윈-윈'하는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김혜정-정나은조가 본격 결성된 것은 작년 11월. 코리아오픈까지 주요 대회에 5차례 출전했지만 결과가 적잖이 놀랍다.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세계 1위 첸칭천-지아위판(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코리아오픈에서는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둘은 훌륭한 '스승' 밑에서 잘 자랐다. 김혜정의 어머니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정소영 전주성심여고 코치다. 정나영을 키운 정명희 화순군청 감독은 1980년대 전영오픈 여자복식-혼합복식을 4차례 제패한 레전드다.
훌륭한 DNA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이제 꽃을 피울 때가 되자 무섭게 성장하는 중이다. 김혜정-정나은은 약진의 비결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출전 기회가 적어진 것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함께 훈련하며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성격 궁합도 딱 맞는단다. 정나은이 원래 말수가 적고 누가 이끌어줘야 잘 하는 성격. 반대로 언니 김혜정은 "나은이가 경기 중에도 내 말을 잘 들어준다. 선-후배가 아니라 친언니-동생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복식 특성상 평소 친밀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때문에 쉬는 시간 놀이도 색다르다. 반 코트에서 1대1 대결을 펼쳐 간식 내기를 한다. 김혜정은 "나은이가 살벌하게 내기를 하기 때문에 내가 주로 진다"며 웃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공동 목표로 잡았다는 김혜정과 정나은은 각자 좌우명을 외치며 더 높은 성장을 다짐했다. "후회하지 말자"(김혜정),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정나은).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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