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장종호"우리는 평창銅 대한민국,'원팀'구력으로 베이징銅!"[베이징live]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3-11 16:53


파라아이스하키대표팀 캡틴 장종호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4년 전 동메달을 딴 대한민국입니다. 노하우와 구력으로 눌러보겠습니다."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준결승서 '강호' 캐나다에 고개를 숙인 뒤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캡틴' 장종호는 이렇게 말했다.

한민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세계 2위' 캐나다와 준결승에서 0대11로 완패해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캐나다는 2006년 토리노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 대회 동메달, 2018년 평창 대회 은메달을 따낸 강팀이다. 한국은 캐나다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이날 패배로 역대 전적은 36전 전패가 됐다.

지난 8일 이번 대회 A조 조별 예선에선 0대6으로 패했고, 4년 전 평창패럴림픽 준결승 땐 0대8로 패했다.

평창 대회에서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쓴 한국 대표팀은 베이징을 앞두고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했으나, 또 한번 캐나다의 벽에 부딪혔다.

경기를 마친 뒤 한민수 감독은 "1피리어드 중반까지는 정말 잘했다. 0-0을 유지하면 2피리어드에선 캐나다가 꼬이고 우리는 사기가 올라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실점이 나왔다"면서 "우리도 사람인지라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포기하려는 모습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를 모르는 투혼을 보여줬다. 한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하자고 했다"면서 "다음 경기도 염두에 둬야 해서 적절하게 C조까지 돌리며 체력을 분배하려는 전술을 생각했는데, 일방적으로 점수가 많이 나면서 제대로 안 됐다. 힘든 경기였는데 2피리어드 때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마지막 5분을 남겨 놓고 '파이팅'을 하더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보니 고맙고 미안했다"고 전했다.

캐나다를 꺾고 사상 첫 결승에 오르고 싶었을 선수들은 완패 후 고개를 숙였다. '영건' 최시우는 눈물을 쏟았다. 한 감독은 "최시우가 펑펑 울더라. 아마 같은 마음인 것 같다. 기대가 컸던 만큼 억울한 마음과 아쉬움, 분함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면서 "그런 과정들이 선수를 더 훌륭하게 성장시킬 거란 믿음이 있다"고 격려했다. 최시우에게는 "이 억울함을 다음 경기에 다 퍼부어라. 지금 울지 말고 동메달을 딴 뒤에 울자"며 어깨를 두드렸다. 결승 진출은 불발됐지만, 한국 대표팀은 아쉬움을 털고 동메달을 정조준한다.

12일 오후 9시 5분(한국시각) 미국-중국 준결승전의 패자와 맞붙어 동메달의 주인을 가린다. 현재로선 중국이 한국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이번 대회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세계 랭킹 1위' 미국을 넘기란 쉽지 않을 거란 예측이 나온다.

한 감독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 팀과는 한 번도 붙어본 적이 없다. 단지 경기 영상과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이 빠르고 준비를 많이 한 팀이란 것만 안다"면서도 "우리는 4번째 패럴림픽 출전이고 평창 대회 동메달리스트다. 몸이 아프다는 건 변명이다. 선수들의 능력을 100% 발휘한다면 충분히 동메달을 획득할 거란 믿음이 있다. 반드시 동메달을 따겠다"고 힘줘 말했다.


주장 장종호 역시 "내일 최선을 다해 꼭 동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종호는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4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캡틴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그는 "오늘을 계기로 바닥까지 찍고 더 내려갈 곳은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선수들이 내일 더 좋은 컨디션을 만들 수 있게 미팅 등을 통해 '파이팅'하겠다. 일단은 푹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엔 이번 대회 득점 1위 선이펑(6골), 4위 왕즈둥(4골) 등 '영건' 들의 활약이 무섭다. 한국은 노련미와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에게 기대를 건다.

장종호는 "중국에 17번(선이펑), 23번(추이위타오)이 빠르더라. 하지만 우리 팀에도 정승환, 이종경, 장동신 등 빠른 선수들이 있다. 한두 명 선수에 대한 걱정은 없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준비하겠다"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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