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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한인회 소속' 동계체전 출격, 김효진의 쇼트트랙 이야기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2-24 00:54 | 최종수정 2022-02-24 09:22


사진제공=재호주 대한빙상연맹

왼쪽부터 류지숙 재호주 대한빙상연맹회장-김효진-강하은-김지나-에바 McCann-이영민 호주 국가대표 감독. 사진제공=재호주 대한빙상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경기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호주 한인회 소속으로 제 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격하는 김효진(26)이 어색한 듯 호호 웃었다.

김효진은 5살 때 사촌 언니와 오빠의 뒤를 이어 쇼트트랙을 탔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재능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에 들어갔다. 대학교 때는 3000m 상위 3위 안에 들 정도였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팀 주장 김아랑(27)과 함께 우정과 실력을 나누는 사이였다. 그랬던 김효진이 2019년 돌연 호주로 떠났다.

"한국에서 쇼트트랙을 정말 오래 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고민이 많았죠. 졸업 뒤 실업팀을 가거나 하는 부분에서요. 부모님께서도 외국에 가 보는 것을 권하셔서 대학교 졸업 후 늦은 유학을 갔어요. 쇼트트랙을 하면서 다른 것도 해보고 싶었어요. 2019년 4월이죠. 당시에는 한국에서 쇼트트랙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버텼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다소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김효진의 쇼트트랙 시계는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호주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이제는 또 다른 누군가의 '롤모델'이 돼 가고 있다.

김효진은 이번 전국체전에 김지나(16), 에바(15), 강하은(14)과 함께 출전한다. 김지나, 에바, 강하은 등 세 선수는 김효진을 보며 쇼트트랙 열정을 끌어 올리고 있다. 류지숙 재호주 대한빙상연맹회장은 "김효진 선수가 달리는 것을 보면서 어린 선수들이 '더 잘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효진은 24일 대학부 여자 경기를 시작으로 동계체전 레이스에 돌입한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호주에서 5개월 정도 훈련을 하지 못했어요. 스케이트장에 발을 딛지도 못했을 정도죠. 한국에 와서 훈련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오후 9시까지밖에 하지 못했어요. 경기 자체도 너무 오랜 만이라서 컨디션이 어떤지도 잘 모르겠어요. 사실 쇼트트랙을 그만 두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해보려고 호주에 간거예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여기까지 왔네요. 제 쇼트트랙 인생은 계속되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그렇다. 김효진의 쇼트트랙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동계체전 뒤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 호주 대표로 출전한다. 김효진은 "한국인인데 호주 대표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어요. 호주에선 쇼트트랙 종목은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학생 비자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해서요. 그래서 국적은 한국인데, 이번에 호주 대표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게 됐어요. 처음이라 떨리네요"라며 더 밝은 미래를 노래했다.


한편, 김효진을 포함한 재호주 선수들은 이영민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 지휘 아래 동계체전에 출전한다. 재호주 선수들은 2017년 이후 동계체전 무대를 밟는다. 류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황이다. 재호주 대한체육회 와 한인 기업의 후원으로 선수들이 동계체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교민 사회에도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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