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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김보름(강원도청)의 겨울은 뜨거웠다.
김보름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5위를 차지했다.
그녀의 인생을 건 레이스였다. 준결선에서 극적 막판 스퍼트로 2위로 결선에 오른 그는 절제된 노련미와 강렬한 스퍼트를 조화롭게 구사하며 베이징동계올림픽 매스 스타트 결선을 상처투성이였던 자신의 지난 4년의 '치유의 장'으로 만들었다.
4년 전 평창의 악몽을 뚫고 자신의 인생 레이스를 베이징에서 승화시켰다.
'왕따 주행 논란'으로 김보름은 '마녀사냥'을 당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함께 출전한 팀추월 준준결선, 노선영이 늦게 들어왔고,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인터뷰에서 살짝 웃으면서 팀추월의 실패를 위로하던 그녀의 모습은 결정적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아니 '마녀사냥'의 출발점이 됐다.
'왕따 주행 논란'의 주도자로 엄청난 비판에 시달렸고, 지난 4년을 상처 투성이로 살았다.
진실은 그래도 승리했다. 문체부 특정 감사 결과에서도 정상적 주행으로 판명이 났고,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던 노선영의 의도적 회피가 김보름의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결국 2억원의 손해배상소송에서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로 김보름은 길었던 4년의 '평창 악몽'을 이제서야 보낼 수 있다.
김보름은 "메시지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됐다.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아픔과 상처가 조금 아물었다. 특히 올림픽 출전 소식에 '김보름은 이미 금메달입니다'라는 응원메시지가 치유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위로했다. "4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했다. 베이징에서 김보름은 그 어떤 금메달리스트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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