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LIVE] "상대 '도박수'에 당했네요". '완벽'했던 '배추보이' 이상호 0.01초 차 패배이유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2-08 18:43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렸다. 이상호가 2차 예선에서 질주하고 있다. 장자커우(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8/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렸다. 8강전에서 탈락한 이상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장자커우(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8/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렸다. 8강전에서 탈락한 이상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장자커우(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8/



[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상대의 도박수에 당했네요."

이상호를 곁에서 지도한 봉민호 감독의 목소리는 허탈했다. 하지만 제자의 경기력에 대한 대견함이 깔려 있었다.

한국 스노보드 역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던 '배추보이' 이상호(27·하이원)는 8강 문턱에서 걸렸다.

불과 0.01초 차였다. 8일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알파인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빅토르 와일드(ROC)에 0.01초 차이로 뒤졌다.

봉 감독은 "빅토르도 좋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분명 이상호가 더 잘 탔다. 하지만 마지막 상대의 '도박수'가 성공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는 "이상호는 리듬감이 좋기 때문에 막판에 더 잘 탄다. 빅토르는 본능적으로 이대로 간다면 진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 구간에서 상당히 모험적인 턴을 했다. 보통 이런 경우 넘어지는 확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보통 우리는 이것을 '지른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플레이가 성공하면서 결국 역전을 당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상호에 대한 경기력은 매우 좋았다.

예선에서 1, 2차 합산 1위(1분20초54)로 압도적 기량을 발휘했다. 16강전에서도 이탈리아 바고자를 압도했다.


출발은 살짝 늦었지만, 특유의 리듬감을 살린 회전 테크닉과 가속도로 0.92초 차로 따돌리고 가볍게 8강에 진출.

봉 감독은 "이상호의 기량은 절정이다. 예선 1위를 차지하면서 보여줬다. 물이 올랐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토너먼트 기복도 이번 대회 16강, 8강에서는 없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욕심이 앞서면서 잔 실수를 했지만, 16강, 8강전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상대도 상당히 잘 타는 선수이고, 컨디션도 좋았다. 결국 마지막 '도박수'에 걸리면서 패했다"고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호는 플레이트 길이를 1m84에서 5㎝늘린 1m89로 바꾼 뒤 6개월 만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한국 최초의 스노보드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했던 이상호. 그의 플레이는 완벽했지만, 0.0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뒤바뀔 수 있는 자그마한 변수에 걸렸다. 그의 경기력은 완벽했지만, 도박같았던 상대의 마지막 '지르기'가 성공했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생각나는 이상호의 '값진 좌절'이었다. 베이징=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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