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시대, 체육쌤스토리]'체육은 습관', '이설쌤' 스토리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20-12-21 09:59


언택트시대, 새 길을 여는 '체육쌤 스토리'(교육부-학교체육진흥회-대한축구협회-스포츠조선 공동기획)

코로나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멈춰 세웠습니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학교체육 현장은 더 힘든 시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체육시간이 멈추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멈춥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은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그래서 언택트 시대의 '체육쌤'들은 더 바빴습니다. 새로운 체육, 더 나아가 평생 체육의 길을 찾기 위해 뛰었습니다. 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우리들의 미래를 만드는 '쌤스토리'입니다.

②'체육은 습관이다' 이설쌤 스토리

"학교체육이 궁극적 목표인 전인교육을 가기 위해서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 부분이 힘들었는데 절대 포기할 수 없었죠."

이 설 선생님(충남삼성고)은 인터뷰 내내 '습관'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체육은 습관'이란다. 생각해보면, 궁극적 소득인 듯 싶다.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는 체육,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습관'일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정말 낯선 환경을 마주했다. 체육활동이 정말 힘들다. '습관'의 측면에서 보면 더 그렇다. 그렇다고 땅만 칠 수 없다. 대한민국 '체육쌤'들은 땅을 박차고 일어섰다.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 설 선생님.

"개학이 4차례나 연기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예측이 힘든 상황이었잖아요. 그런데 우리 학교는 미리 이런 환경을 예상하고 방학 때부터 준비를 했죠. 3월부터 원격수업에 대비했구요. 나름대로 소기의 목표는 이룬 것 같습니다."

코로나시대 체육시간, 답 중의 하나는 준비다. 온라인 수업준비, 콘텐츠 준비, 거리두기 프로그램 준비. 그만큼 '체육쌤'들은 분주하다. 이럴 때 노하우 공유는 큰 힘이 된다. 지금부터 '이설쌤'의 습관을 위한 준비, 그리고 실행 '팁' 몇가지를 공개한다.

"우리학교 체육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모닝스파크'란 0교시 활동이었는데, 이게 힘들어졌잖아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죠. 그래서 원격으로 6명의 체육교사가 쌍방향으로 진행하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해서 계속 운영했죠. 정상적일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닝스파크'는 충남삼성고의 0교시 체육활동 프로그램이다. 주 활동은 1500m달리기, 그리고 스포츠클럽 활동이다. 1500m달리기의 경우 '인증제'를 실시한다. 남학생은 6분, 여학생은 7분30초 내에 달려야 한다. 심폐지구력과 근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는 정상적 운영이 '당연히' 힘들었다. 그래서 미리 준비한 원격수업으로 진행했다. 달리기의 경우 각자 상황에 맞게 움직인다. 아파트 단지내, 공터 등 상황이 되는 대로 아이들이 오전 8시에 인터넷 '줌'으로 모인다. 달린다. 선생님들이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피드백을 준다.

여기서 포인트가 '집단수업'이다. '체육쌤' 6명이 함께 움직인다. 그러기에 쌍방향 수업이 가능하다. 참고할 만한 방식이다. 학교 등교가 가능할 때는 거리두기 진행으로 평가를 한다.


충남삼성고 선생님들이 인터넷 수업 중 시범을 보이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스쿼드, 런지, 팔굽혀펴기 등 근력 향상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다. 층간소음을 최소화 하는 '충격 흡수형' 동작으로 제작했다. 이 역시 '집단수업'이다. '체육쌤' 5명이 먼저 시범을 보인다. 아이들이 따라한다. 화면상으로 각 선생님이 '피드백'을 준다.

"원격수업이 정상적인 활동과 똑같은 효과를 낼 수는 없죠. 예로 1500m 인증제의 경우 작년에 50%정도가 합격을 했었는데, 올해는 30%정도에 그쳤죠. 그래도 체육습관 형성이란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으니 만족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 활발하게 진행됐던 충남삼성고의 '모닝스파크' 활동.
0교시 체육활동은 '이설쌤'이 계속 강조하는 '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우선 '일찍 일어나기'다. 늦잠자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고려해 볼 만하다. 이러한 아침운동 습관은 평생체육에 큰 도움이 된다. 이와함께 들어볼 만한 방식이 하나 또 있다. 원격수업이라도, 체육시간에는 꼭 체육복을 입어야 한다. 인사도 빼먹으면 안된다. 규칙과 예의를 지키는 '습관'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이건 학교자랑이다. "저의 학교는 체육수업이 많아요. 모든 과목이 평등하게 운영되고 있죠. 입시위주로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체육선생님들의 의욕도 큽니다. 교장선생님이 전인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셔셔 체육수업이 어느 학교보다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충분히, 아니 더 자랑해도 될 듯하다. 학교체육에 있어 학교의 지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필수항목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의 체육은 어떻게 될까. '이설쌤'은 장밋빛 그림을 그린다. "이제 건강, 면역 등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잖아요. 또 아이들이 각종 대회 같은 게 열리지 못하고 하니까 그러한 환경의 소중함을 더 느끼고 있고. 이런 경쟁을 통해 결과에 승복하는 법, 정정당당한 승부, 팀워크 등을 익힐 수 있잖아요. 결국 자기 관리 뿐 아니라 교육적 가치로서의 체육시간의 중요성이 더 커져서, 아마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설쌤'의 학교체육은 행복하다. 아이들은 어느덧 몸에 밴 습관 대로 뛰고 땀을 흘린다. 나름대로 세운 '활동목표'를 달성한다.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 자존감이 커진다. 입시위주의 '문제적 교육환경' 속, 아이들에게 중요한 '행복의 선순환' 고리다. 코로나도 절대 막을 수 없는….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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