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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국제 배드민턴계의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트렌드에 맞춰 사상 최초로 온라인 총회를 열었는데 '양성 평등' 실현을 첫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9일(한국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81회 연차 총회(AGM·annual general meeting)를 개최했다. 연차 총회는 세계 194개국 협회 대표와 대륙별 연맹 대의원이 참가하는 배드민턴계 연례 최대 행사다.
그동안 총회는 각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배드민턴계 현안 논의와 친목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축제처럼 성대하게 치러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1934년 연맹 설립 이후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가상 총회가 열렸다. BWF 폴-에릭 호야 회장과 토마스 룬드 사무총장이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각국 대표자가 참여한 인터넷 방송 화면을 보며 회의를 주재하는 등 단출하게 개최했다.
호야 회장은 "최초의 가상 총회를 개최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역사다. 가상 총회가 성사될 수 있도록 기꺼이 협조해 주신 모든 회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역사적인 자리에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안건도 다뤄졌다. BWF 이사회를 구성하는데 있어 지역적, 성별(여성) 배분 최소 비율(30%)을 보장하는 정관 변경안이었다.
다수결 투표 원칙에 따라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 이 안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 사안이기도 하다. IOC는 2020년까지 국제 스포츠연맹의 의사결정 직책에서 여성 대표자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려 양성 평등 보장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배드민턴의 각 대륙 연맹은 앞으로 협의회 대표자를 구성할 때 30% 이상의 인원을 여성으로 선임해야 한다. 이는 IOC의 권고에 배드민턴계가 가장 먼저 화답한 사례로, BWF는 "스포츠계의 획기적인 결과물(In a landmark result for the sport)"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국제 배드민턴계가 전통적인 관행을 깨고 여성 대표자의 집행부 진입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여성 선수의 인권 보장 확대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젠더 관련 이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BWF는 스포츠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비위 행위 등을 예방하는 취지에서 선출직 직원·대표자와 청문회 청문위원에 대해 심사 절차를 도입하고 최소 자격기준을 규정으로 정하기로 했다.
BWF는 이같은 개혁 행보에 따라 가장 우수한 국제 스포츠연맹 등극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WF에 따르면 이번 가상 총회가 열리기 전 하계올림픽 세계연맹 협회(ASOIF·the Association of Summer Olympic International Federations)가 국제 연맹의 집행부 관리체계에 대한 3차 심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BWF가 31개 연맹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호야 회장은 "BWF의 통치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것은 환상적인 소식이자 미래에 대한 좋은 징조다"면서 "앞으로 국제 배드민턴계가 한층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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