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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 1년 연기,'퇴촌'장애인국대들의 걱정"훈련할곳 없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3-31 16:46


휠체어 농구 에이스 김동현과 국가대표 선수들이 31일 이천훈련원 퇴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들이 도쿄패럴림픽 연기일정이 확정된 이튿날인 31일 이천국가대표훈련원에서 퇴촌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30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 각 종목 세계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된 대회 새 일정을 공식발표했다. 2020도쿄올림픽은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2020도쿄패럴림픽은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린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패럴림픽이 1년 연기된 후 외출-외박이 전면금지된 채 5주째 격리 훈련중이던 국가대표들에게 휴가를 부여했다. 4월 1일부터 3주간 공식 훈련을 중단한다. 보치아, 수영, 역도, 태권도, 휠체어농구 등 5개 종목 선수 34명과 임원 27명 등 총 61명이 퇴촌했다.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이후 20년만에 패럴림픽 티켓을 따낸 휠체어농구 에이스 김동현은 패럴림픽 1년 연기 소식에 "허탈했다"고 했다. "출전권을 획득한 후 첫 출전이라는 기대감과 흥이 좀 날아간 것같은 기분"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내 "그래도 취소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긍정의 마인드를 전했다. 단체종목인 휠체어농구의 경우 팀워크를 다질 시간이 더 생겼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김동현은 "단체종목은 호흡이 중요하다. 우리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오랫동안 훈련해왔고, 분위기도 좋다. 1년의 시간이 더 생긴 것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은 1년 반동안 더 열심히 훈련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세계 최강 대한민국 보치아 에이스 정호원이 1년 후로 미뤄진 도쿄패럴림픽에서 더 확실한 금메달, 9연패 위업을 약속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패럴림픽 8연패 위업을 달성한 '보치아 세계 최강' 한국 대표 에이스 정호원은 "도쿄패럴림픽 연기 소식을 듣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BC3(장애등급에 따라 BC1~BC4)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다독이며 더욱 훈련에 매진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년 연기 됐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훈련시간이 더 생겼으니 기술적으로나 팀워크 측면에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1년간 더 철저히 준비해 확실하게 금메달을 딸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우패럴림픽 수영 3관왕' 나사렛대 특수체육학과 4학년인 조기성은 도쿄패럴림픽 꿈 하나로 휴학까지 했었다. 조기성은 "지난해 4학년 1학기까지 마친 상태에서 휴학하고 패럴림픽 준비에 올인했었다"면서 "연기 소식에 너무나 허무하고 허탈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1년 연기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리우패럴림픽 수영스타 조기성이 전혜자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과 주먹을 맞대는 악수로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오랜만에 만끽하는 바깥 세상의 자유는 반갑지만 코로나19 위기속 장애인 국가대표들이 갈 곳은 많지 않다. 당장 훈련장과 안전 문제가 걱정이다. 코로나 위기속에 대다수 실내체육시설이 문을 닫았다. 비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도 그렇지만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량과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휠체어농구팀은 아직 촌외 훈련 장소도 결정되지 않았다. 김동현은 "솔직히 이천훈련원만큼 안전하고 좋은 체육시설은 없다. 아직 어디서 농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영 종목은 더욱 난제다. 조기성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영장이 모두 문을 닫았다. 소속팀인 부산장애인체육회 직장운동부도 4월 6일 훈련 재개 예정이었는데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전했다. "당분간 집에서 혼자 지상훈련을 해야 할 것같다"며 웃었다.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많은 보치아의 경우에도 촌외훈련은 여의치 않다. 정호원은 "재입촌 전까지 촌외훈련을 많이 해야하는데 여건이 마땅치 않다"고 털어놨다. "보통 전지훈련, 교류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렸었는데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천훈련원이 우리에겐 최고의 훈련시설"이라고 했다.

한편 이천훈련원은 선수들이 없는 새, 방역을 강화하고 훈련시설 보강 공사를 실시한다. 선수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도쿄패럴림픽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준비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천훈련원 재입촌은 3주 휴가 후 코로나19 음성판정 후 2주의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최소 5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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