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오연지 임애지로 체면치례. 이번에도 허약함을 드러낸 한국 복싱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3-12 05:36


한국여자 복싱의 간판 오연지가 12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애국가에 맞춰 태극기 게양을 바라보고 있다. 올림픽채널 중계방송 캡쳐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 복싱이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여자부에서만 2명의 올림픽 진출자를 탄생시키고 마무리했다.

한국은 3일부터 12일까지(이하 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남자 8체급, 여자 5체급 등 총 13체급 모두 선수를 출전시켰지만 ·여자 라이트급 오연지와 페더급 임애지만 본선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남자는 페더급 함상명이 6장의 티켓 중 마지막 하나를 노렸지만 아쉽게 패하면서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여자부는 최고의 성적을 냈다. 임애지가 4강에 오르면서 한국 여자 복싱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티켓을 땄고, 곧이어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인 오연지도 티켓을 거머쥐었다. 오연지는 8강전서 1번 시드인 호주의 안야 스트리즈만을 상대로 거침없는 펀치를 날리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고 이어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태국의 시손디 수다폰마저 전원일치 판정으로 눌렀다. 시손디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만나 판정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땄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준결승에서 패한 적이 있었다. 이번 승리로 시손디에 확실한 우위를 보이며 자신감을 쌓았다. 강자들을 차례로 꺾으며 결승까지 오른 오연지는 상대인 인도의 바트 심란짓마저 전원일치의 판정승으로 누르고 암만에 애국가가 울려퍼지게 했다. 13번의 시상식에서 유일하게 나온 애국가였다.

남자부는 처참했다. 당초 3∼4장의 티켓을 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빈손이었다. 8명 중 웰터급의 임현철, 플라이급 김인규, 헤비급 김형규, 라이트급 이종성 등 6명이 1회전서 패해 탈락했다. 1회전을 통과한 미들급의 김진재도 16강전서 탈락해 유일한 희망은 페더급의 함상명이었다. 함상명은 지난 2016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복싱 선수 중 유일하게 본선에 참가해 이번에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렸다. 8강전이 아쉬웠다. 하필이면 홈인 요르단 선수와 만난 것. 34세의 노장 알와디 모하메드와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지만 심판은 알와디의 우세로 판정했다. 다행히 페더급은 올림픽 티켓이 6장이라 한번의 기회가 더 있었다. 하지만 함상명은 마지막 일전에서도 태국의 부디 차차이데차에 전원일치 판정패하며 고배를 들었다.

자칫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복서가 한명도 가지 않는 치욕을 맛볼지도 모르는 위기에 빠진 상태다. 오는 5월13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예선이 남아있지만 세계의 강호들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예전 한국의 '메달밭'이었던 복싱은 1988년 이후 금메달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젠 금메달 이전에 본선 진출을 걱정해야하는 한국 복싱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