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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배드민턴 실업팀의 명문 삼성전기가 삼성생명으로 새 출발한다.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삼성전기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삼성생명으로 탈바꿈해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다.
24일 배드민턴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삼성생명은 최근 배드민턴 스포츠단 양도·양수 협약을 마무리하고 선수단-코칭스태프를 삼성생명으로 옮기기로 했다.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출범일은 3월 1일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주말 선수단 숙소를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창단한 삼성전기는 한국 배드민턴에서 가장 화려한 업적을 남긴 실업 명문이다. 현재 여자팀을 지휘하고 있는 길영아 감독(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 여자복식 은)을 비롯해 김동문(원광대교수)-하태권(요넥스 감독·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금), 유용성-이동수(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은), 이경원(아테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복식 은), 이용대-이효정(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 등 배드민턴 레전드 대부분을 삼성전기가 배출했다.
이밖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에서 삼성전기 선수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바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등록팀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실업팀은 총 33개. 이 가운데 남녀팀을 모두 운영하는 곳은 삼성전기, 인천국제공항, MG새마을금고, 김천시청 등 4곳이다. 이들을 통틀어 각종 국내·외 엘리트대회에서 가장 많은 업적을 낸 곳이 삼성전기다. 한때 '국가대표의 산실'이라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삼성전기가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으로 이전하는 것은 기업의 스포츠단 운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트 선수단을 기반으로 하지만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생활체육 배드민턴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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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계 관계자들은 "삼성전기가 (삼성)생명으로 이전한다는 얘기는 작년 연말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인 삼성전기보다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인 삼성생명이 다른 종목도 갖고 있는 만큼 통합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란 경영적 판단이라고 하던데 이제 본격적으로 실행 단계로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기 흡수를 통해 삼성생명은 기존의 탁구, 레슬링에 이어 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은 3개의 스포츠단을 보유하게 됐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있지만 삼성생명이 '네이밍 스폰서'일 뿐 실제 모기업은 제일기획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선보인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받게 된 것에 힘입어 배드민턴단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민턴은 국내에서 축구 다음으로 생활체육 동호인이 많은 종목이다. 보험사 특성상 국민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체육을 권장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생활에 도움이 되는 종목으로 배드민턴이 제격인 셈이다.
배드민턴뿐 아니라 탁구, 레슬링 등 종목을 연계한 청소년 대상 체력증진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배드민턴단 인수를 통해 엘리트 체육 양성을 강화하고 생활체육을 통한 사회공헌 영역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생명 배드민턴단은 경기도 수원 삼성전기 본사의 한울림체육관을 당분간 사용한다. 농구계에 따르면 남자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향후 한국농구연맹(KBL)의 연고지 정착 정책에 따라 훈련장을 STC에서 잠실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후 서울 삼성 농구단이 사용하던 STC 체육관은 배드민턴단 훈련장으로 재활용된다.
배드민턴계 관계자는 "소비자 밀접도가 높은 삼성생명이 배드민턴단을 운영하면 지원 확대와 생활체육 보급에 더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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