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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이기고 싶다" 울다 웃다, '금강 형제' 이승호-임태혁의 '찐' 우정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1-24 17:40


사진제공=대한씨름협회

[홍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너 또 이기려고?" vs "이번에는 형이 이긴 것."

'금강 트로이카' 이승호(34)와 임태혁(32·이상 수원시청)의 티키타카(주고 받음). 두 선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라이벌 전쟁이 펼쳐졌다. 이승호와 임태혁은 24일 충남 홍성의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20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90㎏ 이하급) 결정전(5전3승제)에서 격돌했다.

파이널 무대에서 만난 최강자. 종전까지 이승호 8회, 임태혁 14회 정상에 올랐다. 2020년 첫 번째 우승을 향한 격돌. 팽팽한 대결이 펼쳐졌다. 임태혁이 첫 판에서 십자돌리기로 리드를 잡자 이승호가 곧바로 잡채기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뒷심에서 이승호가 웃었다. 이승호는 3~4번째 판을 연거푸 거머쥐며 스코어 3대1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모래판 최강자가 된 이승호는 두 주먹을 불끈쥐었다. 바로 그 순간, 결승 고비를 넘지 못한 임태혁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하지만 두 선수의 우정은 아름다웠다. 이승호는 임태혁을 격려했고, 임태혁 역시 이승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경기 뒤 이승호는 "지난 2017년에 설날장사를 하고 그 뒤에는 설 대회에서 줄곧 탈락을 했다. 3년 만에 우승했다. 사실 이번 대회 오기 전에 슬럼프를 겪었다. 경기 1~2주 전에야 감을 잡았다. 잘하기보다는 감 잡은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잘 풀려서 기분이 좋다. 스타트가 좋다. 앞으로 있을 대회도 잘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승호는 지난 2018년 전국체육대회 때 오른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했다. 2019년 상반기 대회를 뛰지 못했다. 다시 돌아온 모래판. 이승호는 "실업에 와서 열 차례 우승하는 게 목표였다.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런 모습을 본 '동생' 임태혁은 "형이 수술 뒤 장사에 올라서 좋다. 형을 통해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씨름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최근 씨름 예능프로그램 출연 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승호는 "예능프로그램 첫 방송 나간 뒤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 감사드린다. 옛날부터 꿈꿔왔던 경기장을 느꼈다.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더욱 최선을 다해 경기하고, 팬서비스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태혁 역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팬들과 만남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더 필요할 것 같다. 명절에 멀리서 오셨는데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훈훈하게 얘기를 이어가던 두 선수. 하지만 씨름 앞에 양보는 없었다. 임태혁은 "눈물이 많다. 형이 우승해서 좋긴 한데, 승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울었다. 다른 사람이 1등하는 게 싫다. 다음에는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호는 "(임태혁이) 나를 또 이기려고 한다. 다음에도 또 이기고 싶다"며 웃었다.


홍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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