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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포스트 조명우', 선의의 경쟁이 타오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10-07 06:00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2019 UMB 주니어 3쿠션선수권 준결승에서 고준서(왼쪽)가 선수단 후배인 조화우를 만나 신중하게 역전 샷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당구연맹

[발렌시아=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남자 당구 3쿠션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전성기를 맞이했다. 고(故) 김경률을 필두로 조재호 허정한 최성원 그리고 현재 프로당구(PBA)로 간 강동궁까지 쟁쟁한 간판급 선수들이 탄생하며 세계 3쿠션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들이 활짝 문을 연 한국 3쿠션의 전성기는 김행직(27)과 조명우(21)라는 걸출한 인재들에 의해 더욱 화려하게 빛을 발하게 됐다. 특히 조명우는 올해 들어 각종 국내 및 국제 대회에서 우승 등의 뛰어난 성적을 내며 세계 3쿠션계를 뒤흔들고 있다. 조명우는 지난 5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막을 내린 '2019 세계캐롬연맹(UMB) 주니어 3쿠션 선수권'에서도 작년에 이은 2연패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주니어 시대'를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마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서 물 오른 기량을 펼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조명우의 '주니어 졸업' 때문에 현재 세계 주니어 3쿠션계는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과연 누가 비어버린 주니어 3쿠션계의 왕좌를 차지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년 열리는 UMB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는 기본적으로 전년도 우승자가 자동 출전하게 되는데, 조명우는 내년에 대회 나이 제한(만 21세)을 초과하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다. 주인을 잃은 출전권은 UMB가 추천하는 선수에게 돌아간다.

이로 인해 내년 대회야말로 진정한 '포스트 조명우'를 가리는 경쟁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을 받는 대상들은 바로 한국 선수들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최근 꾸준히 우승자를 배출해 온 '주니어 강국'이기 때문이다. 김행직이 2007년 처음 우승한 뒤 2010~2012, 3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해 역대 최다 우승(4회) 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조명우가 2016년과 2018~2019년에 총 3회 우승을 달성했다.

때문에 '포스트 조명우'의 타이틀을 이어받을 유력 후보로 올해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거둔 고준서(20)나 공동 3위 조화우(17)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올해 선수단 막내였던 김한누리(16)는 아직 나이나 기량면에서 조금은 더 성장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연스럽게 고준서와 조화우의 2파전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이들은 마침 이번 2019 UMB 주니어선수권 4강에서 한차례 격돌한 적이 있다. 경기 초중반까지는 조화우가 월등히 앞서갔으나 이번 대회 '역전의 승부사'로 자리매김한 고준서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아우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그래서 내년 주니어 선수권에서 한층 성장한 이들의 재대결이 흥미로운 매치업으로 예상되다. 한국 선수단을 이끈 이장희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장점이 뚜렷하다. 기량 면에서는 조화우가 약간 앞설 수도 있지만, 준결승에서 봤듯 멘탈 측면에서는 고준서가 앞선다"면서 "올해 출전한 다른 나라의 선수들을 보니 한국 선수만큼의 기량을 지닌 선수가 없더라. 아마 두 선수가 앞으로 일년간 열심히 준비한다면 내년 결승에서 격돌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발렌시아(스페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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