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 '쑨양과 시상대 거부' 호턴-호주수영연맹에 엄중 경고장 발송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7-23 08:16


21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우승, 최초 4연패를 달성한 중국 쑨양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호주의 맥 호턴(왼쪽)은 도핑 논란을 의식한 듯 시상대에 함께 오르지 않은 채 뒷짐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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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제수영연맹(FINA) 집행부가 쑨양과의 시상대를 거부한 맥 호턴과 호주수영연맹에게 경고장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21일 밤,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자유형 400m 결승, 중국의 쑨양이 3분42초44로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곧 이어진 시상식에서 은메달리스트 호주의 맥 호턴이 시상대에 오르기를 거부했다. 시상대 아래 선 호턴은 먼산을 바라보며 '4연패 챔피언' 쑨양을 외면했다. '도핑 선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현장에선 FINA고위 관계자가 호주대표팀 감독을 급히 호출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쑨양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각한 도핑 스캔들에 연루됐다. 도핑검사관 앞에서 망치로 혈액샘플 병을 깨는 등 도핑 검사 거부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다. FINA가 쑨양에게 단순한 경고 처분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 비난 속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 9월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FINA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호턴을 향한 엄중한 경고 의지를 전했다. 성명서에서 'FINA는 남자자유형 400m 시상식 중 일어난 상황을 분석한 결과 호주수영연맹과 맥 호턴에게 각각 경고장을 발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INA는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언론의 자유는 올바른 맥락에서 행해져야 한다. 다른 모든 메이저 스포츠 연맹과 마찬가지로 우리 연맹 소속 선수들은 FINA의 규정과 절차를 존중해야할 책임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맥 호턴의 행동은 현재 국제스포츠중재위원회(CAS)가 조사중인 사안에 대한 항의로 보여지며, 이는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편견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로 간주한다'고 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쑨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호턴은 쑨양의 도핑 의혹을 맹비난해온 '대표 저격수' 중 하나다. 리우올림픽에서 쑨양을 극적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맥 호턴은 당시 기자회견에 쑨양과 나란히 앉은 자리에서 "우리 종목에서 약물은 절대 안된다"며 반도핑의 의지를 분명히 했었다. 호턴은 이날 시상대에 오르지 않음으로써 도핑선수 쑨양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호턴의 행동은 광주세계선수권 현장, 선수촌 내 동료 선수들에게는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칭송받고 있지만, 중국 팬들은 화가 났다. 쑨양이 "나에 대한 모욕은 괜찮지만 중국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발언한 후 중국 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들은 호턴의 SNS로 몰려들어 집중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호턴과 쑨양은 24일 남자자유형 800m 예선에서 또 한번 격돌한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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