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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1일 밤,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자유형 400m 결승, 중국의 쑨양이 3분42초4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호주의 맥 호턴이 3분43초17로 은메달, 이탈리아 가브리엘 데티가 3분43초23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짜요!짜요!" 중국 팬들의 함성이 광주 남부대 수영장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쑨양이 손가락 4개를 번쩍 들어올리며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이 종목 사상 첫 4연패를 자축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쑨양의 도핑 논란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도핑검사관 앞에서 혈액샘플 병을 깨는 등 도핑 검사 거부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세계선수권 현장에서 호주, 미국 선수들이 '병을 깨는 선수'라고 공개 비난했다. FINA가 쑨양에게 단순한 경고 처분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 9월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쑨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호턴은 쑨양의 도핑 의혹을 맹비난해온 '대표 저격수' 중 하나다. 맥 호턴은 리우올림픽 기자회견에 쑨양과 나란히 앉은 자리에서 "우리 종목에서 약물은 절대 안된다"며 반도핑의 의지를 분명히 했었다. 호턴은 이날 시상대에 오르지 않음으로써 쑨양의 도핑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선수권 출전을 허한 FINA를 향한 항의의 뜻을 분명히 했다.
쑨양은 4연패 후 '나홀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당당했다. 호턴의 시상대 거부와 관련, "호주 선수(호턴)가 내게 불만을 드러낼 수는 있다. 그러나 나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섰다. 쑨양 개인을 무시하는 건 괜찮지만 중국을 무시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대 거부 사건 이후 미국, 호주, 유럽 등 각국 수영인들과 도핑 전문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BBC, 미국 ABC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도 호턴과 쑨양의 장외 대결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가운데 '호턴이 반도핑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의견과 '무죄추정원칙에 의거, 시상대 거부야말로 오히려 벌점을 받을 행동'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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