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체육]봄날 올팍에서 만난 펜싱스타★,'펜싱코리아'의 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5-02 06:07



여자사브르 국가대표 김지연, 황선아 이라진 최수연 윤지수 원우영 신아람 남현희가 SK펜싱그랑프리 대회 현장에서 사인회에 나섰다. 사진제공=대한펜싱협회

신아람과 남현희가 꼬마 펜싱팬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영지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봄볕에 내리쬐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텔레콤 국제펜싱대회가 한창인 핸드볼경기장 밖에 가족 나들이객들이 긴 줄을 늘어섰다.

남현희 원우영 신아람 김지연 최수연 이라진 윤지수 황선아 등 '펜싱코리아' 전·현직 국가대표 스타 펜서들의 사인회가 한창이었다. 펜싱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동호인, 주말 올림픽공원에 산책 나온 가족, 자전거족, 유모차족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한켠에는 펜싱의 기본과 규칙을 배울 수 있도록 체험존도 설치됐다.


사진제공=대한펜싱협회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SK텔레콤 펜싱그랑프리 현장에서 몇 년째 되풀이 돼온 풍경이다. 전날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준우승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미녀 펜서, 김지연도 사인회에 참가했다. "어제 늦게까지 경기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팬들과 함께하니 정말 기분 좋고 유쾌하다"며 활짝 웃었다. "매년 경기하느라 사인회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다. 펜싱 열기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며 웃었다. "계속 열심히 해서 도쿄올림픽 단체전 티켓을 꼭 따오겠다"고 다짐했다.


남현희  사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불굴의 엄마펜서' 여자 플뢰레 남현희는 이틀 연속 사인회를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사인회가 끝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팬들의 사진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나도 '아이엄마'다 보니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뭘 못 받으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그래서 남아서 한 분이라도 더 해드렸다"며 엄마의 마음을 전했다. "아마 스포츠가 올림픽에서만 반짝하는 이유는 노출이 많이 되지 않아서다. 국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가 펜싱을 알리는 계기가 돼 기쁘다. 협회에서 사인회 열어주시고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펜싱이 인기종목으로 성장하는 것을 느끼면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작년보다 사인 받는 분들이 월등히 늘었다. 팔이 아플 정도다. 그만큼 펜싱 인기를 실감한다"며 미소지었다.

남현희를 보려고 인천 송도에서 달려왔다는 회사원 박지원씨(38)는 "남현희 선수와 동갑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안주하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남현희 선수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 내겐 롤모델과 다름없다"며 웃었다.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100번째 메달 꼭 따세요!" 응원도 잊지 않았다.

펜싱을 담당하고 있는 SK스포츠단 이재형 부장은 "매년 그랑프리 대회와 회장배 전국클럽동호인대회 현장에서 체험존과 사인회를 진행한다. 선수들이 기쁘게 와서 마지막 한 명까지 사인을 해주고 돌아간다. 선수들에게도 팬을 접하는 기회는 자극이 된다. 동호인 팬들에게 자신의 우상인 선수를 직접 만나는 기회는 평생 추억이 된다"고 했다.



남자사브르 SK텔레콤 그람프리 금메달리스트 오상욱

남자사브르 SK그랑프리 동메달리스트 김정환

남자사브르 국가대표 김준호
경기장 입구마다 써붙인 '어서와, 펜싱은 처음이지?'라는 플래카드를 본 가족 관중이 삼삼오오 펜싱장으로 들어왔다. 아이들은 박진감 넘치는 칼싸움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경기를 마친 국대 펜서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날 남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딴 '꽃미남 펜서' 오상욱과 동메달리스트 김정환은 경기 후 팬들의 사인공세, 사진 요청에 자리를 뜨지 못했다. 국내 아마추어 대회 현장에서 좀체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대한펜싱협회는 최근 생활체육 펜싱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연 2회 열렸던 생활체육 대회(회장배, 코리아오픈) 횟수를 올해부터 4회로 늘렸다. 엘리트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통령배, 김창환배 대회에도 전후로 생활체육 대회를 붙이기로 했다. 동호인들의 펜싱대회가 주말에 열리면, 그 뒤에 엘리트선수들의 대회가 곧바로 이어지는 식이다. 피스트, 점수판 등 장비를 공유한다. 동호인 대회도 협회 공인심판, 국제심판들이 나선다. 생활체육인들은 전문선수와 똑같은 환경에서 품격있게 대회를 치른다. 심판과 시설을 공유하면서 예산 절감 효과도 따라온다. 이뿐만 아니다. 협회는 순수 동호인 대회의 경우 피스트 등 장비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다른 종목 협회에서도 참조할 만하다.


펜싱협회는 지난해부터 저변 확대를 위한 초등부 대회도 신설했다. 초등부의 경우 선수, 동호인 구분 없이 '정진선펜싱클럽' '최병철펜싱클럽' 등 스포츠클럽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자유로이 출전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매년 동호인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회장배 전국 클럽 동호인펜싱대회에는 88개 클럽 700여 명의 동호인 선수들이 이틀간 진검승부했다. 2014년 첫 대회 이후 매대회 피스트가 모자랄 만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엘리트 종목의 위기, 아마추어 종목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메달만으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나눔과 상생의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먼저 다가서서 동호인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실천에 나서야 한다.

최학수 대한펜싱협회 차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펜싱이 최근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스타도 늘어나고 있다. 좋은 성적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과 동호인에게 더 사랑받는 종목이 될 수 있도록 회장님 이하 모든 직원들이 다양하게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공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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