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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릉 평창 알펜시아에서 펼쳐진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40km 계주. 평범한, 우리네 4인의 이웃이 큰 메시지를 던졌다. 나이를 뛰어넘는, 생활체육의 또 다른 모델이었다.
크로스컨트리는 스키를 신고 손에 폴을 쥔 채로 주로를 달리는 경기로, '스키의 마라톤'이라고 불린다.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길로 이루어진 코스를 완주하는데 걸린 시간으로 순위를 가린다. 크로스컨트리 40km 계주는 2.5km 구간을 네바퀴씩 10km를 소화한 뒤 바디터치를 통해 다음 선수가 이어받는 식으로, 총 40km를 소화한다. 이번 대회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코스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마지막 주자로 나선 최중경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50대 선수였다. 22년만에 다시 한번 전국체전 트랙을 완주했다. 그 당시 평창 보건소에서 군생활을 하던 최중경은 대회 파견의사이자 선수로 나섰었다. 강원 대표로 77회, 78회 대회에 참가했다.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3년 전 전국체전 출전을 목표로 준비에 나선 최중경은 뜻깊은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열심히 준비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 선발팀은 이번 대회를 위해 말그대로 '치열하게' 준비를 했다. 최중경은 "다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 나서기 위해 열심히 몸을 관리했다. 1년 동안 이 대회를 위해 서로의 훈련과 몸상태를 체크했다"고 했다. 봄, 여름, 가을 러닝과 사이클 등을 통해 몸만들기에 주력한 이들은 겨울에 본격적으로 스키를 탔다.
알펜시아는 크로스컨트리 동호인들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과거 용평에서만 가능하던 크로스컨트리를, 올림픽 개최 후 더 좋은 환경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전문 지도자들도 제법 늘어나서 제대로 크로스컨트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장비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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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원장인 최중경은 크로스컨트리의 매력에 대해 "크로스컨트리는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마라톤과 비슷하다. 자연을 극복하고, 나와의 싸움을 통해 희열을 얻을 수 있다. 운동적인 측면에서는 겨울에 할 수 있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다. 마라톤은 걷기이지만, 크로스컨트리는 전신 운동이다. 단위시간 당 산소소비량이 가장 많은 운동"이라고 했다. 이어 "알파인 등은 다칠 위험이 높은데 반해, 크로스컨트리는 안전하고 부상도 거의 없다. 주변에서도 주말마다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크로스컨트리의 강국인 스웨덴, 노르웨이에서 한번쯤 타보는게 꿈이다. 그날이 올때까지 꾸준히 몸을 만들면서 매년 대회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웃었다.
서울 선발은 이날 6팀 중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순위는 중요치 않았다. 함께 했다는,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는, 즐겼다는 것만으로 이들은 충분히 행복했다.
결승선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함께 웃던 '평범한', 나이를 뛰어 넘은 서울 선발팀 . 이들의 웃음에서 건강한 체육의 의미를, 생활체육의 긍정적 에너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평창=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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