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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이 전세계에 남긴 최고의 레거시는 '평화'였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남북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함께 입장했고,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으로 함께 달렸다. 스포츠가 평화의 길을 열었다. 평창 이후 남북 교류는 급물살을 탔다. 남북 체육, 문화 교류는 남북정상회담, 북미회담으로 이어지며 국가의 운명을 바꿨다.
그후 1년, 스위스 로잔에서 평화의 레거시가 이어진다. 남북 체육 수장이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및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를 위해 15일 IOC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회동한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일국 북한 체육상,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강정원 문체부 체육협력관, 유승민 IOC 선수위원, 모리 요시로 2020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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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회동은 지난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2032년 남북올림픽 공동개최 의지를 바흐 위원장이 남북으로부터 직접 듣고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다.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하겠다는 의향서를 전달하고,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들이 논의된다.
로잔 회담을 준비중인 문체부 실무 관계자는 "지난해 남북체육회담 이후 매주 열리는 개성연락사무소 소장 회의 및 상시 서신 교류를 통해 남북이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2020 단일팀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했다. IOC에 남북의 합의사항을 제시한 후 지원과 승인을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남북체육분과회담에서는 단일팀으로 8개 종목이 거론됐다. 남북이 협의중인 여자농구, 카누, 조정은 이미 지난해 여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시상대에 함께 올랐던 종목이다. 이 3종목 외에 5개 종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북측은 금메달 가능 종목인 역도와 지난해 세계선수권, 코리아오픈, 그랜드파이널 등에서 잇달아 단일팀을 성사시킨 탁구 단일팀, 남측은 수구 단일팀을 제안했다.
평창올림픽과 같은 특별 쿼터 확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IOC가 형평성 문제 및 각국의 견제 여론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단일팀 합의 종목의 경우 선발전, 올림픽 예선전부터 함께 훈련하고, 함께 출전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단일팀에 대한 남북의 의견차를 좁혔다. 아직 1년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변화의 가능성도 있다. 일단 올해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예선전에 남북이 함께 참가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오후 2시 진천선수촌에서 열릴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2032년 올림픽 남측 유치신청도시도 결정된다.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가 경합중이다. 대의원들이 실사 평가 내용을 근거로 투표를 통해 유치지를 결정한 후 문체부와 기획재정부가 국제대회 유치와 관련한 안건을 심의, 의결하는 절차를 거친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식 절차인 대의원 총회를 통해 유치지를 결정, 의결한 후 로잔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로잔 회동에선 도쿄패럴림픽 남북단일팀도 함께 논의된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늘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함께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북측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도쿄패럴림픽 공동진출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새해 남북 스포츠 교류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문체부 관계자는 "평창 이후 스포츠 교류만큼은 세계 정세의 긴장 국면에서도 꾸준히 지속돼 왔다.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제도적으로 안정되면 스포츠야말로 가시적으로 더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체육 분야는 정치나 환경 변화에도 어느 정도 독립성을 지니게 됐다. 북측도 상황과 무관하게 스포츠만큼은 계속 남북과 함께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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