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화장사 김다혜, 씨름이 바꾼 인생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2-07 06:20


2019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국화장사(70kg이하)에 오른 김다혜(안산시청)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씨름협회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아요."

생애 첫 정상에 오른 김다혜(안산시청)가 호호 웃었다.

김다혜는 6일 전북 정읍시 국민체육센터에서 펼쳐진 2019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국화장사(70㎏이하) 결정전에서 엄하진(구례군청)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꽃가마에 오른 김다혜는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아서 얼떨떨해요. 꿈꿔왔던 순간인데,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서 믿기지 않아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이라이트는 준결승이었다. 그는 4강에서 '국화급 최강자' 임수정(콜핑)과 격돌했다. 김다혜는 비교적 쉽게 첫 판을 거머쥐었지만, 임수정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두 번째 판에서 연장접전을 펼쳤다. 마지막 순간에는 비디오판독(VAR)이 이뤄지기도 했다. 김다혜는 접전 끝에 임수정을 물리치고 파이널 무대에 올랐다.

경기 뒤 김다혜는 "(임)수정 언니를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어요. 딱 10년 만에 처음 이긴거예요. 그래서 결승 때 부담이 있었어요. 수정 언니를 이기고 올라왔는데, 제대로 못할까봐서요. 긴장이 돼서 더욱 집중했어요. '절대 샅바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요"라고 돌아봤다.

이를 악문 김다혜. 결실은 달콤했다. 그는 마지막 대결에서 엄하진을 꺾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딸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어머니는 연신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김다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씨름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았다. "대학교에서 건강관리를 전공했어요. 졸업 후에는 크로스핏 코치를 했었죠. 그러다 (양)윤서(콜핑) 언니의 권유로 출전한 지역 씨름 대회에서 우승을 한거에요. 그 뒤로 인생이 바뀌었죠. 크로스핏 코치를 그만 두고 씨름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어요. 그동안 큰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해서 반신반의했어요.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후회는 접었어요."


2019년 첫 번째 대회에서 차지한 우승. 또 하나의 값진 의미가 있다. 김다혜는 "제가 올해 안산시청으로 이적했어요. 이적 후 치른 첫 대회인데 우승을 한거죠. 시작이 좋아요. 다음 메이저대회는 단오인데, 마침 제 생일(6월4일) 개막하더라고요. 생일 선물로 또 한 번 우승하고 싶어요"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정상에 오른 김다혜는 짧은 휴식 뒤 또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그는 "우승을 한 번 해보니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굳은 각오를 다졌다.

정읍=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9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국화장사(70kg이하)에 오른 김다혜(안산시청)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씨름협회

봄방학 신나는 초등생 스키캠프 열린다!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