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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태권도 시범단, 평양서 다시 만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0-28 15:03



남북 태권도가 7개월만에 다시 만난다.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시범단은 국제태권도연맹(ITF) 초청으로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한국 주도로 성장한 WT와 북한을 주축으로 발전한 ITF는 모두 태권도 종목의 국제경기단체다. WT 총재단과 태권도시범단 등 총 49명으로 꾸려진 이번 방북단은 30일 오전 김포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을 거쳐 고려항공편으로 평양 땅을 밟는다. 시범단 22명은 모두 한국인이며 총재단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방북 기간 동안 WT 시범단은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공연을 한다. 31일에는 WT 시범단이 단독 시범을 펼치고 내달 2일에는 WT와 ITF 시범단이 합동 공연을 하기로 했다. 11월 1일에는 태권도성지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을 참관할 예정이다.

WT가 평양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하는 것은 지난 4월 초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나가자며 북측에서 우리 측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의 평양방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우리 예술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WT 시범단은 4월1일 태권도전당에서 단독공연을 한 뒤 이튿날 평양대극장에서 ITF와 합동공연무대를 꾸몄다. 한국 태권도시범단이 북한을 방문해 시범공연을 한 것은 대한태권도협회 시범단이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공연을 선보인 이후 16년 만이자 두 번째였다.

이후 지난 8월 ITF가 WT에 초청장을 보냈다. 이번에는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WT 시범단의 방북을 요청하며 7개월 만에 다시 평양방문이 성사됐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전원 북한 단원들로 구성됐던 ITF 시범단이 시범 무대를 가진 것을 비롯해, 4월 초 공연과 이번까지 WT와 ITF는 올해에만 세 번이나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번에는 북측에서 태권도시범단만 따로 다시 평양에 초청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여기에 7개월 전 방북 때는 WT 내부 일정과 맞물려 수뇌부가 시범단과 동행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조정원 총재, 하스 라파티 사무총장, 대륙연맹 회장 등도 함께 방북한다. 조정원 총재는 "수십 년간 단절돼 있었던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태권도는 뿌리가 하나였기에 앞으로 다시 하나로 갈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것이 이번 평양방문의 주된 목적"이라며 "이번 방문 기간 구체적인 상호 협력 방안이 논의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WT와 ITF는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입회하에 합의의정서에 서명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해 왔다. 합의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국제연맹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합의의정서에 따라 2015년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WT와 ITF 태권도시범단이 사상 처음으로 합동 시범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WT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ITF 소속 북한 시범단이 방한해 대회 개·폐회식과 전주, 서울 등에서 4차례 공연을 했다. 당시 WT와 ITF는 2020년 도쿄올림픽 합동 시범공연 추진 등을 구두로 합의한 바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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