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잘한 추억의 낙엽들이 쌓이고, 같은 일에 매달려 세월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인생의 가을을 맞은 듯하다. 지나간 흔적들이 체육관에 걸려 있는 원색 사진처럼 머릿속에 매달려 시공을 초월해서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그 흘러간 세월 속에 가난한 보릿고개 시절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했던 복싱이라는 종목이 근자에 이르러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듯해 비통함을 느낀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복싱은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하고 전원 탈락한 비보는 충격을 넘어 대형참사라는 황망한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사실 과거 각종 국제대회에서 양궁과 복싱만큼은 한국과 한국이 아닌 나라와의 대결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던 종목이었기에 진한 아쉬움과 함께 숨길 수 없는 허탈한 심정 속에 이번 주 복싱 히스토리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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