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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곤 창원세계사격선수권 조직위원장 "적자 피하려 고민 많이했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8-31 06:00


이달곤 창원사격선수권대회 공동위원장.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달곤 창원사격선수권대회 공동위원장.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사진제공=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9월 1일 창원 국제사격장에서 개막한다.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축구월드컵, 수영선수권, 육상세계선수권, F1 그랑프리와 함께 세계 5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는 100여개국 선수단 4255명(선수 3417명)이 참가해 66개 종목(개인 57개, 혼성 7개, 단체 2개)에서 경쟁한다. 2010년 뮌헨대회, 2014년 그라나다대회보다 참가 인원이 40%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 선수 178명을 포함해 총 225명, 북한도 14개 종목, 선수 12명이 참가한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우리에겐 의미가 남다른 대회다. 1978년 국내 최초로 개최한 세계대회가 서울사격선수권대회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이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로 이어졌다. 한국 스포츠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4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세계사격선수권대회다.

대회 준비를 진두지휘한 이달곤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65)은 비용 절감과 투자대비 효율성, 향후 경기장 시설 활용을 강조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 위원장은 "적자를 피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적자가 나더라도 큰 규모는 아닐 것이다"고 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이 위원장은 2014년 10월 추진준비위원장, 2015년 9월 조직위 구성과 함께 위원장을 맡았다.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로 있는 이 이원장은 고향 창원에 본가가 있다고 했다.


-사격과 인연이 궁금하다.

해병대 사병으로 복무하면서 사격을 많이 했다. 250m 조준사격도 했지만 야간에 움직이면서 하는 자유사격을 많이 했다. 대회 유치가 결정된 후 국제적으로 소통이 원활하고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가 안 생길만한 사람을 찾다가 내 이름이 나온 모양이다. 해병대에서 총 잘 쐈다는 소문이 돌았나.(웃음) 중앙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국제경기대회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해야하는데,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문제가 있어 잘 안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땐 공식 직함을 달게 될 줄 몰랐다. 국회를 찾아가 이미 유치한 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고 설득했다. 한동안 차비 한푼 안받고 창원과 서울을 오갔다. 3년 전에 조직위원회가 결성돼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게 됐다.(허성무 창원시장, 황용득 대한사격연맹회장과 공동 조직위원장)

-기존 사격장을 리모델링한 창원국제사격장에 대한 평가가 좋다.

리모델링 작업이 쉬운 게 아니었다. 국제 규정을 따라야하는데, 까다로운 점이 많았다. 창원시에서 영어 잘하는 직원을 뽑아, 추진단을 만들고 영문 규정을 번역했다. 국제 규격을 확인해보려고 뮌헨과 러시아에 가보니 감이 오더라. 300m 사격장은 진해에 위치한 해군기지 내 250m 사격장을 50m 늘려 사용한다. 두 차례 국제대회를 해봤기 때문에 대회 운영에 문제가 없다. 성공을 자신한다. 여러 대회를 경험한 외국 선수들도 우리 경기장을 칭찬한다.


-북측 선수가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북측에서 선수, 임원 총 22명이 참가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있었고, 북측 선수가 처음 오는 게 아니라 남북 체육교류의 결정적인 신호를 날렸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남북 교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9월 1일 개막식에 앞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민주평화포럼이 열린다)


사진제공=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고향 창원에서 열리는 대회다.

이번 대회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수영이나 사격은 유럽, 미국 등 주로 부자나라가 한다. 국격이나 여러가지를 봐도 우리나라도 그 수준이 됐다. 행안부 장관 재임 때 통합 창원시가 탄생했는데,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부가 당시 많은 약속을 했는데 실현 안된 게 많다. 이번 대회가 창원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고, 대회를 통해 창원이 글로벌한 도시 반열에 들어가는 것이다. 기계공업 중심의 도시에서 국제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관광문화도시로 나아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만의 특성을 소개해달라.

성적도 중요하지만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시상식이다. 시상식 때 메달을 전달하는 도우미들이 한복을 입는다. 그냥 한복이 아니라 초현대식 한복으로 디자인했다. 또 우리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창원에는 한옥이 남아있고, 마산에는 골목 등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진해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통합 창원시가 갑자기 성장한 도시가 아니라, 뿌리가 있는 도시라는 걸 알리겠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제 사격계에서 한국 위상이 높아지지 않을까.(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세계사격연맹 회장이 은퇴한다.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열리는 대회라 주목도가 높다. 또 이번 대회는 단일 대회로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쿼터가 가장 많이 걸려있다)

-국제대회가 끝나면 시설 활용을 고민하게 된다.

리모델링을 할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창원사격장은 여러차례 강조한대로 입지가 좋다. 사격장 내에 스크린 사격장을 만들어 민간인이 운영하고 있다. 또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실내 시상식장을 조성했다. 차후에 결혼식, 강연장, 세미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접근성이 좋고 주차장이 넓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이달곤 창원사격선수권대회 공동위원장.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리모델링에 350억원을 썼다.

적자를 피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사업권도 굉장히 실질적으로 했다. 자신할 수 없으나 비용대비 효과로는 최고 대회가 될 것으로 본다. 인건비를 빼고 대회 운영비로 100억원 정도 든다. 적자는 안 볼 수도 있다고 본다. 적자가 나더라도 큰 규모는 아닐 것이다. 중앙정부와 경남도 지원을 받았고, 주류, 음료회사, 은행, 아웃도어 업체 등이 후원에 참여했다.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외부 인력을 최소화했다. 외국 인사를 대접할 때도 호텔식당에 안 갔다. 동네 식당에서 했다. 깨끗한 식당에서 하면 아무 문제없다.

-숙소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참가 선수단 4300명이 한꺼번에 오는 건 아니다. 전반기와 후반기에 몰리는 시기가 있다. 일정을 짤 때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부분을 신경썼다. 창원 지역에 2000명 숙박이 가능하다. 일부 국가에서 저렴한 호텔을 요청했는데, 이것까지 포함하면 2500명까지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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