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서들의 결승 격돌이 이틀 연속 이뤄지게 될까. 여자 에페의 최인정과 강영미가 나란히 4강에 올라 가능성을 높였다. 이들은 한 번씩만 더 이기면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반면 최인정은 연장까지 가는 악전고투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경기종료 30여초 전까지 9-9로 팽팽히 맞섰다. 시에신양이 경기 막판 추격에 성공한 결과. 기세를 탄 시에신양은 종료 22초전 1점을 얻어냈다. 위기에 몰린 최인정은 수비를 버리고 과감히 전진 찌르기를 펼쳤다. 동시득점이 되면서 10-11로 여전히 열세. 이대로라면 패배다. 그러나 최인정이 동점을 만드는 데 2초면 충분했다. 저돌적으로 접근하며 상대의 머리를 찔러 11-11을 만들었다. 종료 11초 전이었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최인정은 반발씩 천천히 접근했다. 조금씩 뒤로 물러서던 시에신양은 갑자기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최인정이 상대의 연속 찌르기를 신기에 가깝게 막아냈다. 마치 검막(劍幕)이 펼쳐진 듯 했다. 몰아치는 공세를 완벽히 막아낸 최인정은 백스텝 이후 엉덩이를 낮추며 칼끝을 높이 올려 상대의 머리를 찔렀다. 경기 끝. 연장 34초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