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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탁구 대표팀이 스웨덴 할름스타드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강호' 독일에게 아쉽게 패했다.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남자탁구대표팀은 6일 새벽(한국시각) 스웨덴 할름스타드아레나에서 펼쳐진 남자단체전 4강 독일과의 맞대결에서 게임스코어 2대3으로 석패했다.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동메달을 확정했다.
제1단식에서 '한국 톱랭커' 이상수가 파트릭 프란치스카(25·세계랭킹 24위)에게 역전승했다. 1세트를 5-11로 내주고 2세트를 11-5로 따낸 후 맞은 3세트를 11-8로 이겼다.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4세트 이상수 특유의 '닥공'이 작렬했다. 강력한 톱스핀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7-0까지 앞서나갔다. 11-5, 세트스토어 3대1로 1단식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제2단식, 정영식이 '독일 베테랑 톱랭커' 티모 볼(37·세계랭킹 2위)과 마주 했다. 티모 볼은 전날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결장하며 컨디션 조절에 집중했었다. 10-12로 1세트를 내줬지만 분위기에서 밀리지 않았다. 2세트, 정영식은 끈질겼다. 4-6의 스코어를 6-6으로 따라잡았다. 날선 포어핸드 랠리를 잇달아 이겨내며 9-6으로 앞섰지만, 상대의 코스 공략에 몰려 9-9 타이를 허용했다. 10-10, 또다시 듀스게임이 시작됐다. 베테랑 티모 볼이 서브를 넣기 직전 스스로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타임아웃 직후 정영식의 공격이 잇달아 성공하며 12-10으로 2세트를 가져왔다. 그러나 티모 볼의 영리하고 노련한 경기운영에 밀리며 3-4세트를 내주며 아쉽게 패했다. 게임스코어 1대1를 이뤘다.
제3단식에서 '세계랭킹 41위 막내' 장우진이 대반전을 이끌었다. 세계 3위 디미티리히 옵차로프와 패기있게 맞붙었다. 1세트, 0-2의 스코어를 3-2로 뒤집었다. 강력한 포어핸드드라이브를 앞세워 5-2까지 앞서나갔다. 엣지의 행운까지 따르며 8-3으로 앞섰다. 11-6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서브 전쟁이었다. 장우진이 영리한 서브로 2연속 득점 하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옵차로프가 회전많은 서브로 2-2로 쫓아왔다. 이후 장우진이 다시 2득점하며 4-2로 앞서갔다. 옵차로프가 긴 서브로 다시 4-4로 쫓아왔다. 5-5 상황 옵차로프와의 끈질긴 랠리대결을 이겨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6-5, 분위기를 가져왔다. 장우진이 잇달아 3득점하며 9-5로 앞서갔다. 11-5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장우진이 4-1로 앞서나가며 독일 벤치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옵차로프의 월드클래스 서브를 거침없이 다 받아치는 장우진은 패기만만했다. 5-1, 6-2로 앞서나가다 8-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타임아웃 후 완벽한 코스 공략으로 또 한점을 보태더니11-6으로 승리했다. 장우진은 "오직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일단은 상대선수가 워낙 잘하는 선수라서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았다. 1포인트라도 안내주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제4단식, '닥공' 이상수가 '세계 2위' 티모볼과 명승부를 펼쳤다. 1세트 초반 1-6으로 밀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서브게임과 치열한 랠리를 이겨내며 7-7 타이를 이루더니 8-7로 역전했다. 빠르고 강한 서비스, 강력한 백핸드로 티모 볼을 공략하며 11-9, 첫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를 8-11로 내준 후 3세트는 이상수가 주도했다. 11-3으로 이겼다. 4세트, 티모 볼이 초반 7-3으로 앞섰지만 이상수의 뒷심은 무시무시했다. 끈질기게 따라붙더니 8-8 동점을 이뤘다. 독일 벤치가 다급하게 타임아웃을 불렀다. 10-10 듀스 대접전끝에 11-13으로 아쉽게 패했다.
운명의 5세트, 초반 4점을 내줬지만 백드라이브로 맞서며 4-4 타이를 이뤘다. 4-7에서 또다시 7-7로 따라붙었다. 9-9에서 네트 행운이 따르며, 10-10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10-12, 패배는 아쉬웠지만 포기를 모르는 '닥공'은 눈부셨다.
마지막 제5단식, '최종병기' 정영식이 '1승1패' 전적의 프란치스카와 맞섰다. 1세트를 6-11, 2세트를 8-11로 내줬다. 3세트 영리한 코스공략으로 11-4로 승리했다. 4세트를 9-11로 내주며 세트스코어 1대3, 게임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3시간30분의 명승부는 아름다웠다. 세계랭킹 2-3위를 동시에 보유한 '1번 시드' 독일을 상대로 '5번 시드' 한국은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이상수, 정영식, 장우진,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청년들이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며 대한민국 남자탁구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