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伊상대 4골1도움의 기억...'로켓맨'정승환 "할 수 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3-17 08:57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렸다. 골을 성공시킨 후 한국 정승환이 환호하고 있다.
강릉=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꼭 동메달 따겠습니다. 이탈리아 이길 수 있습니다."

'빙판메시' 정승환(32·강원도청)은 캐나다전 패배 직후 아쉬움의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약속했다.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낮 12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이탈리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펼친다.

이탈리아와는 2009년 이후 총 16차례 맞붙어 7승9패를 기록했다. 2016년 일본 나가노 4개국 챔피언십에서 4대3으로 승리한 후 이후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1골 차로 석패했다. 2017년 토리노 4개국 대회에서 2대3, 1대2로 패했고, 2017년 강릉세계선수권에서 2대3으로 패했다. 그러나 불과 3달전인 지난해 12월 캐나다월드슬레지하키챌린지에서는 이탈리아를 2번이나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일본, 체코전에서 보여준 원팀의 전력, 압도적인 안방 응원에 절실함이 더해졌다.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다.

이탈리아전에서도 대한민국 키플레이어는 '로켓맨'정승환이다.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 징크스처럼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경우, 과도한 부담감으로 인해 큰 경기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대회 정승환은 달랐다. 일본전에서 1골, 체코전에서 연장 13초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몰아치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보였다.

정승환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월드슬레지하키챌린지(한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맹활약했다. 한국은 12월 7일 이탈리아와의 첫 대결에서 연장 슛아웃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정승환과 김영성이 나란히 골맛을 봤다. 12월 9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와 재격돌한 한국은 6대3으로 완승했다. 기어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피리어드까지 3-3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마지막 3피리어드에서 정승환이 2골1도움을 몰아치며 완승했다. 이날 정승환은 4골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이 대회에서 6골로 미국, 캐나다 에이스들을 모두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빙판메시'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골을 잘 넣는 선수지만, 팀에서 누구보다 많이 뛰는 선수다. 링크 끝에서 끝까지 달리며 빛의 속도로 공격과 수비에 쉴새없이 가담한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공격수다. 정승환 스스로도 "나는 팀에서 가장 많이 뛰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골 넣을 때보다 어시스트할 때 더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유의 팬인 정승환은 박지성의 맨유 이적 후 맨유 팬이 됐다. 많이 뛰고 헌신하는 박지성의 플레이와 정승환은 닮아 있다.

서 감독 부임 이후 정승환은 원래 포지션인 윙어가 아닌 센터로 변신했다. 윙어는 측면에서 치고 달리며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센터 포지션'은 공격과 수비 모두를 감당해야 한다. 악바리 같은 수비를 하면서 골도 넣어야 하고, 도움도 해야 한다. 절대적인 기술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서 감독은 기술과 근성, 체력을 모두 가진 전천후 플레이어 정승환의 능력을 믿었다. 공격만 하는 윙어에 비해 희생과 헌신이 절대적인 포지션이다.

그의 썰매 '슈팅스타'는 정승환의 플레이를 말해준다. 정승환의 썰매 날은 31㎝다. 수비수들이 주로 쓰는 스케이팅에 최적화된 긴 날이다. 공격에 주력하는 선수들이 29㎝ 짧은 날을 선호하는 데 비해 정승환은 역습 스케이팅 속도를 향상시키고 수비전환을 빠르게 하기 위해 긴날을 쓴다. 공격수인 만큼 빠른 턴도 필요하다. 코팅을 가장 두껍게 해 코너링이 잘 되게 했고, 회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날의 간격을 최소화했다.

동메달을 향한 각오는 간절하고 결연하다. "꼭 이겨서 동메달을 꼭 따겠다. 캐나다와의 4강전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을 3-4위전에 다 쏟아내겠다. 우리나라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꼭 갖고 싶다. 너무나 간절하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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