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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이상호-정동현뒤 지도자들의 분투' 뜨거웠던 스키기술선수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3-02 05:59







"전국스키기술선수권 2연패요? 대한민국 최고의 스키 지도자로 공인받는다는 의미죠."

제34회 전국스키기술선수권(주최/주관 대한스키지도자연맹) 마지막날인 1일, 꿈의 2연패 트로피를 들어올린 '10년 데몬' 김종열(35)이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평창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삼일절 오후,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파크엔 강호의 내로라하는 스키 고수들이 모두 모였다. 햇살이 반짝이는 슬로프 위에서 유려한 숏턴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최종 5명이 남은 상황, 아슬아슬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매 레이스마다 엎치락뒤치락 1위가 바뀌었다. 마지막 주자, '디펜딩챔피언' 김종열이 리드미컬한 레이스 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전광판엔 선명하게 1위가 찍혔다. 2연패,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김종열! 김종열!" 주먹을 불끈 쥔 챔피언을 향해 슬로프 주변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의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2연패를 달성한 김종열은 "날씨나 설질이 좋지 않았는데 다시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 대회에 10년째 출전하고 있다. 데몬스트레이터가 된 지도 딱 10년째"라고 했다. 스키 지도자로서 이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이유를 물었다. "이 대회의 우승은 우리나라 아마추어 최고 스키어,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는다는 큰 의미가 있다. 엄청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시합이다. 굉장히 영광된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키가 좋아해서 시작했고 나와 똑같이 스키를 사랑하는 최고 수준의 선후배들과 함께 끊임없이 제 자신을 테스트하고, 단련한다는 생각으로 매년 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 지도자들의 경연 열기는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못지 않았다. 이번 대회 개막식엔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이상호와 스키어 정동현, 김동우도 자리했다.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국가대표 스키어들의 처음을 함께한 스승들이 모두 이곳에 있다. 훌륭한 선수 뒤엔 틀림없이 훌륭한 지도자가 있다.

스키기술선수권을 준비하는 훈련과정 역시 국가대표 못지 않다. 김종열은 "봄부터 가을까지 해외에서 훈련한다. 겨울에는 이곳 슬로프에서 연습 후 출전한다"고 귀띔했다. "'10년 데몬'을 유지한다는 것이 생갭다 쉽지 않다. 이 자리를 유지하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결코 안주해선 안된다"고 했다. "선수이자 지도자로서 계속 공부하고 있다. 내년엔 3연패에 도전하겠다"며 눈을 빛냈다.

460명이 참가해 사흘간 열전을 펼친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는 합계 1678점으로 2연패를 달성한 김종열에 이어 김준형(1675점), 박시현(1673점)이 2-3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선 정다솔(1668점)이 2연패를 달성했고, 추주연(1667점) 강지영(1655점)이 2-3위를 기록했다. 모굴 부문 남자부 공동우승자는 박시현, 최성호(이상 282점) 여자부 우승자는 추주연(282점)이었다. 알파인 스노보드 여자부에선 김도연(1884점)과 김은희(1878점)가 1-2위를 기록했다. 남자부에선 최만석(1903점), 김종현(1896점), 고효종(1894점)이 1-2-3위로 시상대에 올랐다.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여자부에선 서경미(1906점), 정재희(1894점), 서주연(1893점)이, 남자부에선 오섬규(1903점), 이경도(1900점), 전종길(1898점)이 각각 1-2-3위를 기록했다.

최고 등급 레벨 3 지도자 가운데 이날 합산 점수와 면접 결과를 통해 2일, 30명(남 24명, 여 6명)의 '스키 데몬스트레이터'를 최종 선발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스키를 잘 타는 지도자로 공인받는 영예로운 자리다.


1986년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로서 평창올림픽 알파인스키 경기위원장으로 활약한 박재혁 부회장(55)은 "우리 연맹은 대한스키협회 산하 단체이면서 한국 스키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이다. 국내외 모든 대회에 지도자, 심판, 운영요원으로 나간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설상 6종목에 150명이 포진해 경기 운영 전분야에서 맹활약했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임원이 255명, 상근이 2명이다. 255명의 임원은 모두 자원봉사자다. 그저 스키가 좋아서 대한민국의 스키 저변을 확대하고, 스키 발전을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라며 미소 지었다.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스키지도자연맹 김지용 회장(45)은 평창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맹활약했다. "평창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스키기술선수권으로 이어가게 돼 기쁘다. 매년 최고의 스키지도자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열기를 평창패럴림픽으로도 이어가면 좋겠다"며 웃었다. "우리 연맹 임원들이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다. 대한민국 스키의 미래를 책임질 스키지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도 동계 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아름다운 스키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횡성=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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