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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기자회견 일문일답]윤성빈 "내 우상이 망연자실, 기분 좋지 않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2-21 11:00



"내 우상이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던 날, '스켈레톤 新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은 기쁨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교차했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의 추락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21일 강원도 평창군 메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윤성빈은 '두쿠르스에게 들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금메달을 따고 많은 분들께 감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두쿠르스를 생각하면 마냥 기쁜 마음은 아니었다. 당연히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두쿠르스가 하나의 메달은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쿠르스가) 대기실에서 망연자실 하는 모습을 봤다. 우상이 그렇게 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축하해 주려고 대기실까지 찾아왔다. 당연히 좋았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찾아가서 미안하다는 말도 했다. 워낙 대인이더라. '이 상황을 즐겨라'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두쿠르스를 보면서 성장해왔다. 그렇게 커 보였던 우상이 이젠 내리막길을 걷게 된 모습에 윤성빈의 마음은 착잡했던 것이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금메달을 딴 뒤 4일간 어떻게 지냈는지.

끝나고도 내 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다. 그래도 짬짬이 쉴 수 있는 시간에는 다른 것을 하지 않고 잠만 잤다. 봅슬레이팀 경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봅슬레이 경기가 있을 때 항상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고 있다.


-광고 제의 같은 것은 없었는가. 찍고 싶은 광고가 있는가.

끝나고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있다. 느끼고 있고 실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광고 같은 것은 욕심이 없다

-금메달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지.

당연히 확신은 할 수 없었다.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었다. 그래도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 준비를 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아이언맨 헬멧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언맨은 어렸을 때 개봉한 영화다. 다른 히어로물 영화들과 달리 크게 다가왔다. 지금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있다.

-강원도청에서 포상금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직접 들은 이야기는 없다. 나도 기사로 접했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다.

-아시아 최초로 썰매에서 금메달을 땄다. 비결은 무엇인지.

모두가 원하는 꿈을 위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같이 뛰어온 팀이 있었다. 그래서 가능했다.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한마음으로,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임했다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다.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관리를 잘해왔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 종목 자체가 관리만 잘하면 오래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앞으로 10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두쿠르스에게 들은 말이 있는가.

금메달을 따고 많은 분들께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마냥 기쁜 마음은 아니었다. 당연히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두쿠르스가 하나의 메달은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대기실에서 망연자실 하는 모습을 봤다. 우상이 그렇게 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축하해 주려고 대기실까지 찾아왔다. 당연히 좋았지만, 좋지는 않았다. 찾아가서 미안하다는 말도 했다. 워낙 대인배다. '상황을 즐겨라'고 해줬다.

-강원도청 입단이 도움이 됐는지.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팀이 있는 것이 향후 선수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올림픽 이후 스켈레톤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강원도청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해주시겠다고 했다. 2022년 베이징까지도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이전까지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에서 목표를 이뤄냈다. 아직 이 종목에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선수가 없다. 세계선수권에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음 세계선수권은 내년 2월에 좋은 기억이 있는 히슬러에서 열린다. 자신 있다. 내년 세계선수권만 보고 가고 있다.

-자신의 금메달이 다른 동계 종목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동계는 하계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고 생각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동계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을 많이 알릴 수 있었다. 다른 국가에도 우리 선수들을 많이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만 보고 달려왔다. 타국이 아니라 자국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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