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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화제의 인물이네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전을 앞둔 김아랑(23·고양시청)이 환하게 웃었다.
킴 부탱은 지난 여자 500m 결선에서 최민정(20·성남시청)의 인페딩(밀기) 반칙으로 가까스로 동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먼저 최민정을 밀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한국 팬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킴 부탱은 자신의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할 정도로 수위 높은 비난을 받으며 경창에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아랑이 킴 부탱과 충돌하게 됐다. 이에 대해 김아랑은 "경기할 때 그런 부분을 신경 쓰다 보면 내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500m 예선에선 '나쁜 손' 판 커신(중국)과 한 조에서 대결을 펼쳤다는 얘기에 김아랑은 "제가 화제의 인물이네요"라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쉬운 조는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만나야 할 선수들이다.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다"며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1500m는 김아랑이 올림픽 전부터 신경 써서 준비한 종목이다. 김아랑은 "1500m는 자신감이 있는 종목이다. 잘해서 3명 모두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500m 예선에서 탈락한 뒤에도 1500m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남자 선수들이 스타트를 잘 끊어줘 1500m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김아랑은 바쁘다. 자신의 경기도 준비해야 하고 여자대표팀의 '맏언니'로서 후배들도 챙겨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500m에서 실격으로 은메달을 놓친 최민정을 위로하려고 애썼다. 김아랑은 "많이 아쉬워하더라. 민정이와 같이 방을 써 그날도 민정이가 들어올 때까지 안자고 기다렸다"며 "민정이는 워낙 성숙한데다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더라"고 말했다.
김아랑은 4년 전 노하우를 발휘해야 할 때다. 그녀는 "4년 전에는 첫 올림픽이라 무엇을 해야 할 지, 무엇을 조심해야 할 지 몰랐다. 아팠던 기억도 있고 몸 관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해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