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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Live]'감동레이서'이승훈 1만m銅! 사상 첫 3연속 메달 '대기록'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5 21:52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경기가 열렸다. '밴쿠버올림픽 1만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은 소치올림픽에서는 이 종목 4위를 기록했었다. 1만m 경기에서 마지막 결승선을 들어오고 있는 이승훈.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15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경기가 열렸다. '밴쿠버올림픽 1만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은 소치올림픽에서는 이 종목 4위를 기록했었다. 1만m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이승훈.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15

'빙속 철인' 이승훈(30·대한항공)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위대한 기록을 수립했다.

이승훈은 15일 오후 8시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투혼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이날 3조 아웃코스에서 독일의 모리츠 가이스라이터와 맞붙었다. 이승훈이 스타트라인에 서자 안방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강릉 오벌을 뒤덮었다. "이승훈! 이승훈!"을 연호했다. 태극기 물결속에 이승훈의 이름이 새겨진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이승훈 미남 가면'을 만들어쓴 팬들도 눈에 띄었다.

홈 관중들의 열띤 응원속에 이승훈은 특유의 괴력 뒷심을 선보였다. 12바퀴를 남기고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10바퀴를 남기고 구간기록 30초대에 진입했다.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뒷심 레이스는 경이로웠다. 강릉오벌을 메운 수천 명의 관중들이 한목소리로 "이승훈! 이승훈"을 연호했다. 3바퀴를 남기고 중간수위 2위로 올라서더니 2바퀴를 남기고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구간을 29초74로 마무리하며 12분 55초 54의 개인최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허리를 숙인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승훈을 향해 안방 관중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1994년 만 6살에 첫 스케이트를 신은 후 24년 스케이트 외길만 고집해온 '철인'의 감동 레이스였다.

이승훈의 개인 최고기록은 12분57초27, 시즌 최고 기록은 13분09초26이다. 세계최고기록은 테드 얀 블로멘이 보유한 12분36초30,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4위, 한끗차로 메달을 놓쳤다.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안방에서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1만m는 '빙속 마라톤'이라고 할 만큼 극한의 종목이다. 이승훈은 1만m에서 아시아 유일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자타공인 세계적인 에이스다. 허리를 숙인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승훈을 향해 안방 관중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1994년 만 6살에 첫 스케이트를 신은 후 24년 스케이트 외길을 달려온 '철인'의 감동 레이스였다.

정빙 시간 후 '강력한 우승후보' 요리트 베르흐스마(네덜란드), 테드 얀 블로멘(캐나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레이스가 이어졌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열전이었다. 4조에서 '소치올림픽 챔피언' 베르흐스마가 12분41초98의 올림픽신기록을 수립하며 이승훈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5조, '세계기록 보유자' 블로멘이 12분39초77, 또한번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베르흐스마를 2위로 밀어냈다.

마지막조 '빙속황제' 크라머가 나섰다. 크라머가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며 뒤로 밀려났다. 올림픽 악연을 떨치지 못했다. 이승훈이 3위를 확정했다.








네덜란드 텃밭 1만m에서 아시아 스케이터의 메달은 금메달 이상이다. 1만m는 '빙속 마라톤'이라고 할 만큼 극한의 종목이자 유럽선수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다. 이승훈은 1만m에서 아시아 유일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자타공인 세계적인 에이스다. '최강국' 네덜란드가 역대 23번의 올림픽 1만m에서 22번 우승했는데, 단 한번 금메달을 놓친 '사건'이 바로 2010년 밴쿠버올림픽이다. 네덜란드가 아닌 국가의 선수가 이 종목 메달을 따낸 것은 '한국의 빙속 에이스' 이승훈이 유일했다. 소치올림픽에서 한끗차로 아쉽게 4위에 그친 이승훈은 지난 4년간 멈추지 않았다.


1만m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은 특별했다. 자신에게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해준 최장거리 종목에 대한 애정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남다른 책임감으로 임했다. 지난해 10월 평창 선발전 5000m에서 국내최고기록을 기록한 후 이승훈은 "제가 대표팀 장거리 종목에서 빠지면 5000, 1만m 뛰어줄 선수들이 지금으로서는 많지 않다.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다시 한번 5000m, 1만 m에서도 시상대에 서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었다. 8년만에 다시 시상대에 오르며 한국 빙속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허벅지가 터져나갈 듯한 극한의 고통, 레이스 후 몸살을 앓으면서도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은 철인, 2010년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이 안방에서 기적같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자신의 첫 올림픽인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5000m 은메달, 1만m 금메달을 따냈고, 2014년 소치올림픽 '팀추월'에서 주형준, 김철민 등 후배들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8년간 그는 쉼없이 도전했고, 끊임없이 성장했으며, 한결같이 정상을 지켰다. 1988년생 '올림픽둥이' 이승훈이 30년만의 평창올림픽에서 기어이 한국 빙속의 새 역사를 썼다.

'위대한 스케이터' 이승훈은 18일 팀추월(오후 8시, 김민석, 정재원), 24일 매스스타트(오후 8시, 정재원)에서 후배들과 함께 멀티메달에 도전한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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