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진심인터뷰]김지용 선수단장 "첫 金 감동...우린 뭐든 할수있습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1 15:26 | 최종수정 2018-02-11 18:12





"우리 선수들 너무 고맙습니다!"

김지용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국민대 이사장)은 쇼트트랙 남자 1500m 임효준이 첫 금메달을 딴 이튿날 인터뷰를 통해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날씨도 좋아지고, 첫날부터 금메달도 나오고… 행복합니다. 우리 선수들, 너무 고맙습니다.".

김 단장이 이끄는 '팀코리아'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종합 4위 목표를 향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첫 날, 첫 메달이 금빛으로 터졌다. 첫 금메달이 늦어지면 선수단은 속을 끓인다.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임효준의 금메달 현장을 함께한 김 단장은 "감동이었다"는 짧고 굵은 소감을 전했다. 여자계주 3000m에서 넘어지고도 당당히 1위로 결선에 오른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을 향해 "정말 대단했다. 정말 감동이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여자계주 경기 후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관동대로 이동하면서 대다수 임원들과 VIP들은 자리를 떴다. 하지만 김 단장은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첫 금메달이란 감격의 순간을 함께 나눴다. 임효준이 시상대에 오르고, 링크를 빠져나갈 때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열렬한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지난 5일, 선수단 본단과 함께 평창에 입성한 김 단장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 4~5시간 쪽잠을 자며, 매일 수차례 평창과 강릉을 오간다. 아침 7시30분 선수단 회의를 시작으로 숙소가 있는 평창선수촌과 강릉 경기장, 용평, 정선 스키장을 오가며 선수들을 살뜰히 살핀다. 개막 후 컬링, 모굴스키, 쇼트트랙 등을 현장 응원했다. 저녁에는 각국에서 온 VIP들과 선수단장들과 만남이 이어진다. 살인적인 일정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체력은 자신 있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김 단장 개인적으로도 같한 의미를 지닌다. 아버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평생을 바쳐 일군 용평스키장에서 전세계 최고의 스키어들이 경연을 펼치고, 아들인 김 단장은 대한민국 선수단을 이끈다. 세 살 때 스키를 처음 신고, 초중고에서 스키선수로 활약했던 김 단장은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깊이 헤아리는 '리더'다. 김 단장은 관중석에서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마음을 다해 응원할 뿐, 경기 후 선수들을 따로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할 일은 선수들을 불편함 없이 열심히 지원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괜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가장 먼저 챙기는 일은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평창선수촌 101동, 한국선수단과 동고동락하는 김 단장은 매일 선수들을 마주칠 때마다 어깨를 두드리며 컨디션을 살핀다. 스키선수 출신으로 겨울 내내 용평스키장에 살다시피 했던 그는 대부분 선수들의 눈빛만 봐도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모굴스키 등 설상종목 첫날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 단장은 선수들을 일부러 찾지 않았다. 소치올림픽에서 방을 함께 썼던 토비 도슨 코치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심스럽게 점검하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첫 금메달 후 김 단장은 "출발이 좋으니 우리선수단 모두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관중들의 절대적인 응원 속에 우리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단장과 대한체육회는 평창올림픽 개막과 함께 출전선수 및 지도자 전원에게 각 200만원씩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김 단장은 "메달리스트뿐 아니라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모두 대단하다. 그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라고 치하했다. 안방 올림픽에서 메달, 성적 부담감에 긴장한 선수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늘 하는 말이지만 부담갖지 말고 그동안 해왔던 만큼만 해주면 좋겠다. 메달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국민들도 메달과 무관하게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수 모두를 아낌없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평창올림픽에서 동계 스포츠 전종목에 고른 관심"도 거듭 강조했다. "메달 종목도 좋지만 비인기 종목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알고 보면 재미있는 동계 종목이 정말 많다"고 했다. "무엇보다 관심이 중요하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선수들이 신이 나서 하게 된다. 신이 나서 하게 되면, 잘하게 된다."

걱정했던 동장군도, 우려했던 개회식도, 간절했던 첫 금메달도, 평창의 모든 것이 생각대로 풀려가고 있다. 설상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강릉에서 평창으로 넘어가는 길, '팀 코리아' 백팩을 힘차게 짊어지던 김 단장이 한마디를 툭 던진다. "보세요.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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