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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김태훈(23·수원시청)에게 아픔이었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인천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한 그에게 마지막 남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태권괴물' 문대성에 이어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두번째 그랜드슬램을 노렸다. 패배를 몰랐던 그였기에, 2016년 리우올림픽은 김태훈의 황제 대관식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2017년 김태훈은 다시 날아올랐다. 무주에서 열린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3연패에 성공한 김태훈은 9월24일(한국시각) 모로코 라바트의 프린스 무라이 압델라 경기장에서 열린 2017년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 남자 58㎏급 결승에서 멕시코의 카를로스 나바로를 10대8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8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던 김태훈은 두 대회 연속 챔피언이 됐다.
1m83-58㎏라는 타고난 신체조건에 공격적인 스타일까지, 김태훈은 현대 태권도에서 필요한 요건을 모두 지녔다. 전자호구 도입 후 가장 중요해진 파워까지 갖췄다. 여기에 '절박함'까지 더하며 2017년 들어 더욱 원숙해진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김태훈. 그가 코카콜라 체육대상 2017년 9월 MVP에 선정됐다.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이제 김태훈의 시선은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리우 때 그랬던 것처럼 의심할 여지없는 금메달 후보다. 하지만 리우 때와 같은 이변은 더이상 허용하지 않을 참이다. 이제 김태훈은 약점 없는 완전형 선수로 거듭났다. 그의 금빛 발차기가 아시안게임을 넘어 도쿄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