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평창의 꿈' 더 강해진 빙속여제 이상화, 칼을 갈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10-18 18:26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칼을 갈았냐고요? 그렇죠!"

평창올림픽 시즌, '빙속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빙상단)가 건재를 과시했다. 이상화는 18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펼쳐진 SK텔레콤배 제52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8초52의 기록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평창올림픽의 국가별 엔트리를 결정하는 2017~18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 파견선수 선발을 겸해 개최된다. 월드컵 1~4차 대회 결과를 통해 결정되는 랭킹에 따라, 엔트리를 확보한 선수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사실상 평창올림픽에서 뛸 선수들의 자격을 가늠하는 선발전 성격을 띤다.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후 취재진을 만난 이상화의 표정은 밝았다. '칼을 갈았다'는 주변의 평가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다. 작년에 너무 힘들었다. 마음에 드는 레이스가 단 한번도 없었다.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제는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마음이 가벼워졌고 집중을 더 잘하게 됐다."

지난 시즌은 '올림픽 챔피언' 이상화에게 시련이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지난해 11월 오른쪽 종아리 근육 파열이 겹치며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9~2010시즌 이후 7년만에 월드컵 대회 '노골드'를 기록했고,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500m 은메달도 아쉬웠다. 평창올림픽 시즌, 이상화는 이를 악물었다. 여름 내내 캐나다에서 훈련에 몰입했다. 100m에서 지난해 선발전(10초65)보다 빠른 10초57을 기록했고 아웃코스 코너링에서도 위력을 보여줬다. "작년에도 38초5를 탔지만, 작년 38초 5와 올해 38초5는 스케이팅이 완전히 다르다. 작년에는 버겁게 38초 5를 탔다면 오늘은 가볍게, 약간의 아쉬움도 남기면서 38초 5를 탔다. 괜찮았다"고 자평했다.

자신만만, 패기만만한 이상화가 돌아왔다. "따지고 보니 작년에 입상을 하긴 했더라. 저는 입상을 아예 못한 줄 알았다. 다들 노메달이라 하시길래"라고 농담했다. "사실 내가 탄 영상도 잘 못봤을 정도로 힘들었다. 작년 영상을 보니 스케이팅이 나쁘지 않더라. 마음적으로 아시안게임 부진, 부상에 발목을 잡혀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 작년에 잘했더라. 다시 보니"라며 생긋 웃었다.

심적 부담을 훌훌 털어냈다. "작년에 비해서 좋아진 것을 확실히 느낀다. 마지막 코너링 속도를 더 살릴 수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상화는 몸도 마음도 더 가벼워졌다. 생애 4번째 올림픽, 마지막 올림픽이 될 평창을 바라보며 매순간 각오를 다진다. "첫 올림픽, 2006년 토리노 때는 어렸고 떨렸다. 2010년 밴쿠버 때는 3등 안에만 들자 했는데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소치 때는 목표가 금메달이었는데 금메달을 땄다. 이제 마지막, 2018년 대한민국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우리 국민들 응원을 받는 것 자체가 저희에게는 큰 의미다. 재밌을 것같다"며 활짝 웃었다.


부담감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저는 기대가 된다. 저희는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를 2번밖에 안해봤다. 그 자체로 영광이고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부담감보다는 재밌을 것같다." 시련을 이기고 돌아온 이상화는 더 강해졌다. 두근두근, 이상화의 평창 레이스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한편 이날 여자 500m에서는 김현영(성남시청)이 39초12로 2위, '여고생 에이스' 김민선(서문여고)이 39초25로 3위, 박승희가 39초80으로 4위를 기록했다. 평창올림픽 국가별 엔트리는 남녀 각10명이다. 종목별 엔트리는 500/1000/1500/5000m 남녀 각 3명, 남자 10000m, 여자5000m 각 2명 매스스타트 남녀 각 2명, 팀추월 1팀이다. 지난 2월 세계종목별 선수권 여자 500m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와 매스스타트 금메달리스트 김보름(강원도청)은 해당종목에 우선 선발됐다.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도 선발전을 뛰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상화는 이날 레이스에 출전했다. 자동 출전권을 획득한 500m와 함께 19일, 1000m에서도 평창으로 가는 월드컵 티켓을 노린다.
태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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